대구 동구갑 당원들 “당심 배제한 선출” 중앙당에 강력 항의

  • 노진실 정재훈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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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5   |  발행일 2019-01-15 제5면   |  수정 2019-01-15
한국당 당협위원장 교체 진통
새 위원장 반대…비대위 발족
일부시민 정치권 기싸움 비판
“지역구 국회의원에 과잉 충성”
경산 낙마 인사도 불만 목소리
20190115
직전 국회의원이던 류성걸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대구 동구갑’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 공개오디션에서 승리하자, 동구갑 지역 시의원과 구의원을 비롯한 당원 40여명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류 전 의원의 한국당 복당과 지역위원장 임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교체가 가시화된 대구·경북 일부 지역에서 혼란이 감지되고 있다. 앞서 교체 대상 발표 때부터 한바탕 혼란은 예상됐던 바지만, 각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시끄러운 모양새다.

◆바람 잘 날 없는 ‘대구 동구’

‘대구 동구을’ 전 당협위원장의 구속과 관련, 동구 지방의원들의 벌금형 선고에다 ‘대구 동구갑’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 등으로 최근 대구 동구 정치권은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특히 최근 직전 ‘동구갑’ 국회의원이던 류성걸 전 의원이 동구갑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 공개오디션에서 승리하자 동구갑 지역 시의원과 구의원들은 류 전 의원의 당협위원장 입성을 반대하고 나서는 등 극심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는 동구 정치권 곳곳에서 감지됐다.

14일 오후 찾아간 동구의회. 구의원실에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2명 정도의 구의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동구의회 의원 5명, 시의회 의원 2명을 비롯해 동구갑 당원 40여명이 중앙당 항의 방문을 위해 상경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13일 동구갑 지역 당원들로 구성된 ‘당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발족했다.

비대위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공개오디션은) 보수대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지역 당심을 배제했으며 밀실정치의 반복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직전 당협위원장이었던 정종섭 의원은 해외 출장 중이어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비대위 측은 “류 전 의원은 20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 결정에 불복, 탈당했을 뿐만 아니라 불과 20여일 전까지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위원장을 지냈다”며 “1시간 남짓한 오디션 하나로 조직위원장에 지목되자 지역 정가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많은 (공개오디션) 지원자들을 어떠한 해명도 없이 배제했으며, 말만 잘하면 된다는 즉흥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의 오디션으로 지역 민심을 농락했다”며 류 전 의원의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비대위와 류 전 의원 측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흐를 기류도 감지됐다. 비대위 측 한 관계자는 “류 전 의원이 서울로 출발하려는 비대위 관계자들에게 기자회견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며 “또 류 전 의원 측에서 휴대폰을 꺼내 카메라로 참석자들을 촬영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중에 우리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그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류 전 의원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은 아니다. 향후 보수 대통합을 위해 당원들을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상경해 있는 동안 대구 동구에서 만난 지역민은 최근 동구지역 상황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동서시장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씨(46·동구 신암동)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동구지역 지방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너무 충성하는 것 같아 보기 안 좋다”고 지적했다.

동구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시끄러웠던 동구지역 정치판이 동구갑 당협위원장 문제로 더 시끄러워지게 됐다”며 “현재 한국당 동구갑 지방의원들과 동구청장은 ‘두명의 시어머니’를 둔 꼴이 돼 앞으로 그들의 처신이 궁금해진다. 치열한 권력다툼에서 과연 누가 승자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민에게 비호감적인 모습만 보이게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성주-고령-칠곡’ ‘경산’도 여진

혼란스럽기는 성주지역 정가도 마찬가지다. 김항곤 전 성주군수가 ‘고령-성주-칠곡’ 한국당 조직위원장에 선출됨에 따라 지역 정가가 저마다 복잡한 셈법으로 분주한 모양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김 전 군수가 현 성주군수가 아닌 다른 후보자를 도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김 전 군수가 ‘고령-성주-칠곡’ 당협위원장에 임명되면 성주지역 정가에 묘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경산’ 지역도 여진이 남아있다.

한국당 ‘경산’ 당협 조직위원장에 낙마한 한 인사는 최근 한국당 국회의원들에게 장문의 입장문을 보내 “사전에 각본이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불복 의사를 드러냈다.

노진실기자 정재훈기자 성주=석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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