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뇌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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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5 07:45  |  수정 2019-01-15 09:00  |  발행일 2019-01-15 제20면
“20분에 1명꼴 사망…의심 증상땐 즉시 응급실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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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있다. 발생 빈도는 뇌경색이 뇌출혈보다 3배 정도 더 많다.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은 5분에 한명씩 발생하고, 20분에 한명씩 사망하고 있다.

65세 남자 김모씨는 오전 7시 집 앞에 산책을 가려는데 오른쪽 팔과 다리에 힘이 떨어져 오른쪽 다리가 걸을 때 바닥에 조금 끌리고 말하는데 발음이 술 취한 사람처럼 어눌해졌다. 아침에 잠에서 깰 때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 증상이 발생했다. 장롱에 있는 바늘을 찾아서 손가락을 따고 10분을 기다려도 호전이 없었다. 30분을 기다려도 호전이 없어서 걱정이 돼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중풍이니 기다리지 말고 빨리 응급실에 가라고 했다. 병원 뇌 CT 검사에서 뇌경색이 의심돼 혈전용해제 주사를 투여받았고 1시간 만에 말 어눌함이 개선되고 오른쪽 팔·다리 힘이 돌아왔다. 김씨는 일주일 동안 입원치료한 후 통원 약물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에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갑자기 혈관 막히거나 터져 뇌조직 손상되는 질환
얼굴·팔다리 마비-언어장애-심한 두통 등 나타나
증상 발생 6∼24시간내 시술 받으면 조기에 회복
금연 필수…주 4회이상 운동하고 과음은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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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 도영록 교수
뇌졸중은 흔히 쓰는 중풍과 같은 의미로,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조직에 손상이 생기는 뇌혈관질환을 말한다. 뇌졸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있다. 발생 빈도는 뇌경색이 뇌출혈보다 3배 정도 더 많다.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은 5분에 한명씩 발생하고, 20분에 한명씩 사망하고 있다.

뇌경색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뇌혈관에 찌꺼기가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증’과 심장에서 잘못 만들어진 피떡(혈전)이 뇌쪽으로 혈관을 타고 올라와 뇌혈관을 막는 ‘심장탓 색전’이다.

한편 뇌출혈의 원인에는 고혈압에 의한 뇌내출혈과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이 있다. 특히 뇌혈관이 좁아져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겨울철 추운 날씨에 노출된 뇌혈관이 수축하면서 더 좁아져 뇌로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 증상의 특징은 서서히가 아니라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시작해 며칠에 걸쳐 뚜렷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어느 시각에 갑자기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손상이 뇌의 어느 부위에 발생하느냐에 따라 증상도 매우 다양하다.

뇌졸중 증상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쪽 얼굴 마비다. 거울을 보고 ‘이~’하면서 입을 옆으로 벌려 양쪽 입꼬리 위치가 비대칭이면 한쪽 얼굴근육에 힘이 약해져 있는 것이다. 둘째, 한쪽 팔 또는 다리 마비다.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팔 또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젓가락질을 못 하거나 물건을 손에서 떨어뜨리는 증상이 흔하다. 이때 마비라는 것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고, 근육에 쥐 날 때처럼 뻣뻣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은 뇌졸중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양쪽 팔을 앞으로 나란히 했을 때 한쪽 팔이 아래로 처지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셋째, 발음 이상 또는 언어장애다. 말을 하는데 발음이 술 취한 사람처럼 어눌하거나 생각을 말로 내뱉지 못 하는 증상이다.

이 외에도 갑자기 극도로 심한 두통이 발생하거나 약간 어지러우면서 걸음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눈앞에 물체가 갑자기 한쪽만 보이는 현상도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는 증상이다. 이러한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지체 없이 뇌 CT 또는 MRI로 뇌졸중을 진단해야 한다.

뇌경색의 치료는 증상 발생 후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빠를수록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방법이 많아진다. 따라서 증상을 인지하고 난 후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 발생 4시간30분 이내의 시점까지는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정맥 투여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증상이 발생한 지 6시간에서 길게 24시간 이내 시점까지는 가능한 경우를 선별해 동맥내 혈전제거술로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끄집어 내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만약 24시간이 지난 시점이라면 항혈전제를 사용해 더 이상 뇌경색이 진행하지 않게 하고 조기에 재활치료로 증상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뇌출혈의 치료는 혈압 조절 및 지혈제, 뇌동맥류를 막는 시술 또는 수술이 있다.

뇌졸중의 예방법은 첫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진단 후에는 치료 및 관리를 잘 하는 것이다. 둘째 짜거나 매우 기름진 음식은 자주 먹지 말고 채소류를 많이 섭취하면 좋다. 셋째 운동은 하루에 40분 이상, 일주일에 4회 이상, 그리고 운동은 본인에게 맞는 종류로 하되 전신 체력의 50~70% 정도의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 넷째 금연은 필수다. 다섯째 과음은 삼가야 한다.

‘손이 떨린다’ ‘뒷목이 뻐근하다’ ‘눈꺼풀이 실룩거린다’ ‘양쪽 손발이 저리다’ 등과 같은 증상들은 뇌졸중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하면 안 되는 행동도 있다. 뇌졸중 증상이 있는데 병원에 가지 않고 손끝을 따고 기다리는 행동, 팔다리 마비가 있는데 팔다리를 주무르면서 기다리거나 침을 놓고 기다리는 행동은 치료시점을 늦추어 치료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또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물을 먹이거나 환을 먹이는 행동은 기도를 막히게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평소 뇌졸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뇌졸중 증상을 잘 숙지해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 응급실로 방문하여야 좋은 치료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신경과 도영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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