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로 시작된 ‘마을극단’ 연극 무대까지 성공적 데뷔

  • 천윤자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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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6   |  발행일 2019-01-16 제14면   |  수정 2019-01-16
지난달 북구 어울아트센터
창작극 ‘동네사람들’ 열연
20∼50대 금호강 북편 주민
배우부터 스태프까지 맡아
“전문배우 못잖은 연기실력”
20190116
극단 ‘동네사람들’이 공연을 마친 뒤 단원들이 기념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극단 동네사람들 제공>

동아리로 시작한 마을극단이 뮤지컬에 이어 연극으로도 성공적인 무대를 꾸며 주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지난달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소극장에서는 20~50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극단 ‘동네사람들’이 창작극 ‘동네사람들’을 무대에 올렸다. 단원들은 대구 북구 강북지역(금호강 북편마을)에 살고 있는 조상수, 박경훈, 이인주, 백승현, 박경숙, 황선영, 이옥희, 최윤희, 이유나씨 등이다. 무대장치 최수환, 기획 우승우, 음악감독 노광하씨 등 스태프도 모두 동네 주민이 직접 맡았다. 연출은 동아리 지도를 해오던 이현순 ‘도도 연극과 교육 연구소’ 대표가 맡았으며 대본은 이 대표의 도움을 받아 단원들이 각자 썼다.

콩트 형식의 이 창작극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추억과 꿈을 담았다. 텃밭을 가꾸면서 귀농을 꿈꾸는 이, 커피집 알바를 하며 자기 소유의 카페를 운영하는 꿈을 꾸는 이, 멋진 플로리스트가 되어 세계를 누비는 꿈을 꾸는 주부, 사과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작은 과수원을 가꾸고 싶어 하는 남편, 아버지의 생신상을 정성껏 준비하려는 부부 등 마치 실제 경험담 같은 얘기를 하나하나 풀어냈다. 한 관람객은 “전문배우 못잖은 연기실력에 놀랐다. 우리 이웃이 보여주는 연극이라 더 공감이 가고 재미있게 봤다. 웃음과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준 단원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단원들은 고교나 대학시절 연극반에서 잠깐 활동한 적 있는 순수 아마추어다. 2015년 어린이날 마을축제에서 환경문제에 관한 작은 공연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창단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듬해 대구시로부터 생활문화예술동아리 지원을 받고 전문강사 초청 워크숍을 여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동아리를 처음 시작할 때 앞장선 이는 최수환 단장이다. 그는 “금호강 북쪽 신도시를 이곳 주민들은 강북이라고 한다. 강을 건너 시내 쪽으로 가는 것이 물리적 거리보다 멀게 느낀다. 그래서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운동, 풀뿌리 문화에 관심을 갖는다”고 했다.

수요일 저녁 모여 연습에 몰두한 단원들은 재작년 첫 작품으로 뮤지컬 ‘빨래’를 무대에 올렸다. 이 대표가 연출을 맡고, 최 단장이 직접 무대장치를 했으며 대본은 단원들이 함께 각색했다. 2회 공연 모두 관람석이 꽉 차 서서 볼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무모한 도전이라며 단원들조차도 반신반의한 뮤지컬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성취감과 함께 자신감을 얻게 됐다. 기획을 맡은 우승우씨는 “고교 때 YMCA에서 6개월 과정 연극을 해본 경험이 있는데 마흔을 훌쩍 넘어 다시 연극에 끌리게 됐다. 단원들의 열정에 반했다. 연극을 하면서 현실에서 힘겨웠던 부분을 치유 받는 느낌”이라고 했다.

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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