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한국게이츠 인수 후 노동자 생존권 위협”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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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7 07:56  |  수정 2019-01-17 07:56  |  발행일 2019-01-17 제16면
(대구 달성군 자동차용 벨트 생산업체)
노조원, 靑 청원 게시판에 고발
“77억 흑자에도 임금협상 회피
고용 볼모로 공장철수 등 협박
세계 최대투기자본 횡포 고통”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구지역 해외자본 기업의 횡포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이는 한국게이츠 노동조합원들이다. 이들은 지난 8일 ‘세계 최대 투기자본 블랙스톤의 횡포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노조는 “사상 최대 매출에 수십억원의 흑자에도 공장철수를 운운하며 노동자 고용을 볼모로, 생존권을 협박하는 미국계 투기자본의 횡포를 막을 방법이 도저히 없다”면서 “절박한 마음으로 청와대와 정부 부처에 호소한다. 제발 우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널리 알려달라”고 운을 뗐다. 이들은 “세계 최대의 투기자본이자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한국게이츠<주>를 인수한 뒤 제대로 된 투자도 없이 5년간 300억원(전자공시 시스템 기준)에 달하는 이익만 챙기고 있다”면서 “자동차산업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외국게이츠 공장에는 신규 아이템을 유치하는 반면, 한국게이츠는 노골적으로 배제한다. 또 올해 2개 라인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거나 ‘한국에서 철수하겠다’는 말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게이츠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에 달하고, 순이익은 77억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임금협상은 해를 넘겨도 정리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한국게이츠 노동자들은 블랙스톤의 행태에 맞서 1년간 파업을 하거나 사측에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지만 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게이츠 회장을 만나려고도 해보고 e메일도 보내봤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국민 여러분과 청와대, 정부 부처에서 투기자본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노력에 힘을 기울여 달라”고 하소연했다.

한국게이츠는 대구 달성군에서 자동차용 벨트를 생산하는 업체다. 미국의 게이츠(51%)와 일본의 니타(49%) 합작으로 1989년 설립됐다.

한국게이츠는 과거부터 열악한 노동조건 탓에 노사간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설립된 지 10년 후 매출액이 455억원에 달했지만 노동자들은 하루 13시간에 달하는 노동에도 한 달 평균 80만~120만원에 불과한 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제가 도입된 2000년부터는 10년차 과장의 연봉을 1천500만원으로 책정하거나 퇴직금의 중간정산에 대한 의견차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게이츠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이 업체 직원은 “임의로 언론사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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