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리듬으로 추구하는‘워라밸’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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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9   |  발행일 2019-01-19 제16면   |  수정 2019-01-19
자신의 리듬으로 추구하는‘워라밸’
달을 보며 빵을 굽다//쓰카모토 쿠미 지음/ 서현주 옮김/ 더 숲 212쪽/ 1만4천원

일본의 작은 도시 단바에는 달의 주기에 따라 20일은 빵을 굽고 나머지 10일은 여행을 떠나는 제빵사가 있다. 더 많은 수입보다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쓰카모토 쿠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느리지만 하나하나 꿈꾸던 일을 실현해나가는 저자의 여정을 담고 있다. 현재 삶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일하고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어준다.

함께 빵을 만드는 생산자들과의 인연, 자신이 일하고 살아가는 도시 단바에 대한 애정, 그리고 빵을 만드는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는 저자. 그는 점포도, 직원도 없는 빵집을 운영하며,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빵을 만들고 여행을 떠난다. 10일의 여행 기간에는 빵에 쓰는 모든 식재료의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새로운 재료와 빵의 궁합, 그 계절에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만들어낼 수 있는 품질 좋은 빵을 궁리한다.

혼자서 모든 작업을 전담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서 하루 동안 처리할 수 있는 주문 양이 정해져 있다. 여행하는 기간에는 빵을 구울 수도 없지만, 저자는 상황에 쫓겨 일하지 않는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두 시간씩 청소하고, 생산자를 만날 수 있는 식재료만 사용하고, 모든 빵은 단 한 번의 작업으로 완성한다. 이 같은 자신만의 원칙대로 자신만의 호흡으로 일하고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나답게, 작지만 매일의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일을 해나가고 싶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가 만든 맛있는 빵처럼 작지 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해준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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