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내는 北 대미협상 '라인업'…박철·김성혜·김혁철

  • 입력 2019-01-20 00:00  |  수정 2019-01-20
트럼프와 오벌오피스 면담 배석…박철, 유엔주재 北대표부 다년간 근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미를 계기로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임하는 북한의 대미협상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는 모습,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일행과 면담하는 모습 등 사진 2장을 게재했다.


 스커비노 국장이 '확대 양자회동'(expanded bilateral meeting)이라고 표현한 면담 사진을 보면 김영철 부위원장의 오른쪽으로 통역을 제외한 북측 인사 3명이 앉아 있다.


 이중 김 부위원장 바로 옆에 자리한 남성은 수년간 뉴욕의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한 박철로 전해졌다.
 유엔 주재 외교관 명부 등에 따르면 박철은 최소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주유엔북한 대표부에 파견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016년 3월 주유엔 북한 대표부의 동포 담당 참사관이 박철에서 리기호로 교체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RFA는 박철이 2011년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 동부 순회공연을 담당했고, 2015년에는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남북 DMZ를 걸어서 건너는 '위민크로스 DMZ'(Women Cross DMZ) 행사를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박철이 맡은 직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7월 초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김영철과 면담할 당시 사진에 박철로 보이는인물이 배석한 것으로 나타난다.
 

 북미간 '뉴욕 채널'을 담당하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일하며 미국 민간 인사들과 교류한 이력으로 볼 때 그는 최근에도 북미협상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동포와 대미 민간교류 등을 맡았다는 점에서 외무성이 아닌 당 통일전선부 소속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통전부 산하 해외동포원호위원회에서 해외 교포들을 관리한다.


 박철 오른쪽에는 남북·북미관계를 비롯한 북한 대외정책의 '실세'로 자리매김한 김성혜 통전부 실장이 앉아 있다.


 김성혜 실장 오른쪽의 남성은 스페인 주재 초대 북한대사로 활동하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2017년 추방된 김혁철로 알려졌다.


 평양으로 복귀한 김혁철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를 수행한 것을 보면, 그는 외무성에서 외교 의전 또는 대미 관련 업무를 맡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벌오피스'(백악관 대통령 집무실)까지 들어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난 이들 실무진은 2차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김영철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 때는 김성혜 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 등 동행한 실무진이 오벌오피스에 동석하지 않았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번 방미 수행단에 포함된 최강일 직무대행이나, 스웨덴에서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실무협상에 들어간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1차 정상회담 때처럼 대미협상 라인업의 주축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끄는 통전부가 비핵화와 상응조치 교환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여전히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협상 주도권을 둘러싼 통전부와 외무성의 역학관계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스커비노 국장은 트윗에서 김영철의 직함을 당 부위원장이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위원장으로 표기했다.
 CNN이 박철을 두고 '아태평화위를 이끄는 북한 관리'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위원장은 김영철임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노동당 외곽기구인 아태평화위는 김영철과 그 전임자 김양건 등 통전부장들이 위원장을 겸임해 왔다. 통일부의 최신 '북한 권력기구도'에도 아태평화위 위원장은 김영철로 표기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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