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공감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법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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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1 07:48  |  수정 2019-01-21 07:48  |  발행일 2019-01-21 제17면
“부부간 서로 입장 고려하는 대화로 아이에게 모범 보이세요”
[초등맘상담실] 공감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법
한 초등학생이 생일을 앞둔 친구에게 미리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동정심과 공감능력. 앞으로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이런 역량을 길러야 한다. 현직 교사에게 타인을 동정하고 공감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아이가 섬세하고 친절한 행동할 땐 칭찬
다른사람 기분 생각해보는 습관 길러줘야

Q. 글로벌 리더의 훌륭한 역할 모델은 누가 있을까요.

A: 최고의 역할 모델은 아마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일 것입니다. 인종차별의 벽을 무너뜨리고 흑인으로 첫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바마는 자서전인 ‘담대한 희망’에서 “공감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품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지금도 나는 어머니가 강조한 간단한 원칙, 즉 ‘네게 그렇게 하면 너는 어떨 것 같으냐?’를 모든 일의 길잡이로 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Q. 부모로서 자녀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까요.

A: 부부간에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동정심과 공감을 요구하면서 정작 부부끼리 대화할 때 서로 자기입장만 내세운다면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동정심과 공감이 아니라 자기중심적 사고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는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형제간에 다툼을 한 후에 잔뜩 화가 나 있는 동생과 대화를 할 때, “오늘 무슨 일이 있었기에 형과 다툼을 한 거니?”라고 물어본 후에 아이의 말을 공감하며 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다음에 “저런 그런 일이 있었다니 너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엄마는 네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단다. 엄마가 너라도 너처럼 그랬을 것 같아. 그런데 우리가 이번엔 형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네가 형이라면 너는 동생에게 어떻게 했겠니?”라고 말하며 아이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껴보도록 하는 것이 동정심과 공감 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동정심과 공감 능력을 어떻게 길러 줄 수 있을까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세요.

A: 미국의 아동교육 전문가인 미셸 보바 박사에 의하면 동정심과 공감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남의 감정을 잘 인식할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가 제시한 ‘감수성을 길러주는 6가지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섬세하고 친절한 행동을 칭찬합니다. 자녀가 사려 깊게 행동하는 것을 보여줄 때마다 칭찬을 해 줍니다.

둘째, 감수성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설희야, 네가 아빠 심부름을 기분 좋게 해 주어서 아빠가 아주 기뻐하시더구나”라든가 “준희야, 네가 같이 점심 먹고 축구하자고 했을 때 승유가 살짝 미소 짓던 거 봤니?”라고요.

셋째, 비언어적인 감정 단서들을 알려줍니다. 다른 감정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과 동작, 독특한 버릇들을 알려주면 아이는 남의 감정에 민감해집니다. “오늘 네가 지윤이와 얘기하고 있을 때 지윤이 얼굴 봤니? 당황해하는 것 같더구나. 아마 네가 지윤이 얘기에 집중하지 않고 휴대폰을 만지작 거려서 그랬나봐. 다음에는 친구와 얘기할 때는 좀 더 집중해 주겠니?”

넷째, “그 사람은 기분이 어떨까?”라고 자주 물어봅니다. 아이의 감수성을 기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의 기분이 어떤지 잘 생각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감정+욕구’ 공식을 활용합니다. 아이에게 ‘다른 사람의 욕구와 감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을 주는 질문’은 아이의 감수성을 높여줍니다. 다음과 같은 장면을 활용해 보세요.

엄마: 집에 혼자 있는 여자아이를 보렴. 그 아이의 기분이 어떤 것 같니?

아이: 슬픈 것 같아요.

엄마: 그 아이 기분이 좋아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아이: 친구가 없어 외로워 할 거 같으니 가서 함께 놀아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여섯째, 부모가 왜 그런 식으로 느끼는지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신경을 쓰는 아이가 되도록 도와주는 최선의 방법은 부모 자신의 느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일찍이 찰스 리드는 “생각의 씨를 뿌리면 행위를 수확하고, 행위의 씨를 뿌리면 습관을 수확하고, 습관의 씨를 뿌리면 인격을 수확하고, 인격의 씨를 뿌리면 운명을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아이의 첫 인격의 씨를 뿌려야 할 때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김상만 대구교대부설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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