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구 방문에…홍준표·김병준 ‘견제용’ 행보

  • 노진실 손선우 이현덕
  • |
  • 입력 2019-01-22   |  발행일 2019-01-22 제3면   |  수정 2019-01-22
TK서 불붙은 한국당 당권 경쟁
20190122
황교안 전 국무총리(왼쪽)가 21일 대구 범어동 호텔라온제나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여성정치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곽대훈 시당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am.com

자유한국당 당권 경쟁이 대구·경북에서 제대로 불이 붙었다.

한국당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TK ‘표심 다지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 주자들은 잇따라 지역을 찾아 보수 정치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거나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보수의 통합과 부활을 부르짖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보수정치권에서 친박(親박근혜) 재결집 양상도 보이고 있다는 것.

우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1일 대구를 찾아 한국당 여성정치아카데미 행사와 경북도당 당원 간담회 등에 참석했다. 한국당 입당 후 첫 지방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것이다. 그는 당대표 출마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분명한 답변을 피했지만, 수차례 ‘통합’을 강조하며 출마를 시사했다.


黃, 입당 후 처음으로 지방일정
‘통합’ 강조하며 대표 출마 시사
대구상의 회장단과 현안 논의도

洪, 25일 서문시장 등 찾을 예정
金, 26일 결혼 주례 비공식 일정

전대 출사표 주호영도 보폭 넓혀
김진태·김문수 지역행사 다녀가



황 전 총리는 이날 “첫 행보를 대구에서 시작한 것을 정말 의미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일 잘하는 일꾼이 되겠다. 말이 아니라 일로 여러분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구고검 검사장으로 1년6개월간 대구에 와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런 인연으로 대구가 마치 제2의 고향 같다”며 “대구·경북의 많은 애국지사가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 이곳에서 무너져 가는 나라를 다시 세우는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여러 차례 ‘통합’이란 단어를 썼다. 그는 “이제는 통합해야 할 때다. 우리에겐 많은 지혜와 힘이 있는데, 나뉘고 분열했기 때문에 힘을 못쓴다”며 “현 정부의 정책을 막아내고, 경제와 민생을 살려야 하며 안보도 튼튼한 나라로 회복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역 면제’ 관련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답했으며, ‘대여 투쟁력이 검증 안됐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통합진보당 해산한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대구의 여성정치아카데미 행사장에는 당권 출마 예상자인 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많은 당대표 후보들이 ‘나는 이렇게 싸우겠다’ 이야기를 하는데, 싸우는 것 전문은 저 김진태다”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대선 후보를 뽑는 자리가 아니다. 여기서 제대로 싸우지 못하면 다음 대선 자체가 없다. 완전히 사회주의 국가로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25일에는 SNS 등을 통해 당권주자들에게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가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대선 출마 선언 장소였던 서문시장 등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영남중·고총동창회를 찾은 이후 한동안 대구 방문이 뜸했지만, 최근 당권주자들의 지역 방문이 잇따르자 ‘견제용’ 방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6일에는 측근들 사이에서 당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지인의 결혼식 주례를 위해 비공식적으로 대구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도 최근 부쩍 지역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대구·경북에 구애를 하고 나서자, 지역 국회의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가 차기 총선 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역 의원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지 후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국당 인사들이 선거때만 되면 지역에 구애를 하고 정부를 비판하는데, 그동안 보수정당의 잘못을 반성하고 쇄신 의지를 보인 후보는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황 전 총리는 앞서 21일 오전 대구상공회의소를 방문해 대구상의 회장단과 비공개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황 전 총리는 “한국당에 입당한 뒤 첫 대구 방문이다. 경제가 어려운데 특히 대구의 경제 여건은 하위에 있다. 그게 안타까워 지역 경제 현안에 대해 귀를 기울이기 위해 들렀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정부의 여러 경제정책이 현장에 녹아들지 않고 있다. 야당에서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이재경 상근부회장은 “대구 경제는 근로시간 단축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정부가 현장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또 가업 상속 공제혜택 요건이 일본, 독일에 비해 엄격하다.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