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 짚신나물] 맛 약간 쓰고 떫어…각종 출혈 증상과 설사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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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2 07:51  |  수정 2019-01-22 09:03  |  발행일 2019-01-22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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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추위가 계속되는 겨울, 식물원을 찾아 꽃을 보면서 따뜻한 봄기운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6월부터 8월까지 노란색 꽃이 피는 짚신나물은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국내 자생종은 짚신나물, 산짚신나물, 좀짚신나물 등 3종이 있으며, 등골짚신나물은 재배식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짚신나물이 한약재로 쓰인다.

짚신나물은 선학초라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옛날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던 두 친구가 있었다. 두 사람은 한양에 늦게 도착해 시험을 치르지 못할까 걱정되어 먼 길을 쉬지 않고 걸었다. 그렇게 가다보니 한 친구가 병이 나고 말았다.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급기야 코와 입에서 피가 멈추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하늘에서 천둥소리가 나더니 머리 위로 두루미 한 마리가 나타났다. 두루미는 입에 물고 있던 풀을 떨어뜨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아픈 친구는 그 풀을 주워 씹어 먹었고, 신기하게도 코와 입에서 흐르던 피가 그쳤다.

두 친구는 무사히 한양에 도착해 과거시험을 치르고 급제해 벼슬길에 올랐다. 몇 해가 지나고 만난 두 사람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 피를 멈추게 한 약초를 찾아보기로 했다. 마침내 약초를 찾아 마을 사람들에게 그 이름을 물어보았으나 아무도 알지 못했다. 두 친구는 약초를 물어다 준 두루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선학초라 이름지었다.

짚신나물은 전초를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여름과 가을 줄기와 잎이 무성할 때 채취하며 생약명은 용아초다. 성질은 평하며 맛은 약간 쓰며 떫다. 분류 상 지혈약에 속하며, 신체 각 부위의 출혈 증상에 사용할 수 있다. 기침할 때 피가 나오는 증상, 토혈, 하혈, 피가 섞인 이질로 인한 설사에 사용할 뿐 아니라, 학질과 옹종, 창독, 음부가 가렵고 대하가 나오는 증상을 치료한다.

동의보감에는 음부가 헐고 짓무르며 불쾌한 냄새가 날 때 짚신나물을 진하게 달여 병변 부위를 담그고 씻거나 음부 속에 떨구어 넣으면 효과가 있다고 쓰여 있다. 실제 연구 결과 트리코모나스 질염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생선이나 고기 섭취를 통해 주로 발생하는 기생충 감염인 조충증에도 효과가 있다.

여준환<한약진흥재단 약용작물종자보급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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