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일선 의료인인 간호사·의사, 처우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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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2   |  발행일 2019-01-22 제31면   |  수정 2019-01-22

의사와 간호사 등 인간의 생명을 살리고 유지하는 최일선 의료인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가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사건은 충격적인 사례이다. 병원 의료진이 외부인의 흉기에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요근래 너무 잦아 문제다. 우리나라는 전문 의료인 수가 크게 부족하다. 한국의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4명에 비해 턱없이 적다. 간호사도 한국은 인구 1천명당 3.5명에 불과해 OECD 평균(9.0명)의 절반도 채 안된다. 이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처우개선이 절실한 근거다.

간호업계의 고질병인 ‘태움’도 여전하다. 태움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을 지닌 간호업계의 독특한 군기잡기 문화다. 그동안 선임 간호사들이 훈육을 핑계로 인권침해 등 심각한 갑질을 했고, 후임 간호사들의 자살과 퇴직으로 사회문제가 된 중대한 사안이다. 안그래도 교대 근무·격무로 지치는데 선임까지 괴롭히고 있으니 견디기 어렵다. 선임간호사가 후임에게 차트나 수액 봉지를 집어던지고 막말을 하는 군기잡기는 도를 넘었다. 2017년 11월 대전의 건양대병원은 ‘간호사 존중문화 확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간호사에 대한 환자와 일반인의 인권침해가 얼마나 심했으면 캠페인까지 벌일까.

간호업계의 이 같은 혹독한 훈육 문화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부작용이 너무 크다. 서둘러 구태 척결 및 처우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가뜩이나 부족한 간호인력의 이탈·손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면허를 지닌 간호사가 국내에 36만명이지만 실제 의료기관 근무자는 절반 정도인 18만명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이를 웅변으로 입증한다. 간호사 면허 소지자 절반은 쉬고 있거나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근무한다는 의미다. 고된 근로조건에 비해 급여수준도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보다 낮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환자를 돌보는 최일선 의료인인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존중돼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현장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구태와 구습을 재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안 인권 침해 및 선임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신참·후임 간호사의 사직 또는 자살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반향과 개선 움직임이 일었다. 하지만 아직도 병원 곳곳에 선임 간호사의 후배 길들이기 악습이 남아 있고, 이로 인한 간호직 이탈이 여전하다. 하루 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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