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제조업 부흥과 창업의 유전자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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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2   |  발행일 2019-01-22 제31면   |  수정 2019-01-22
[CEO 칼럼] 제조업 부흥과 창업의 유전자를 찾아라

올해 우리경제가 처해있는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은 심화되고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작년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기업과 정부, 국민 모두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서 난관을 극복하고 경제의 활로를 열어나갈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한 제조업 혁신을 통해 경제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수출 강국인 우리나라 역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국내 제조업 생산의 70%가 밀집한 산업단지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제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산업단지를 스마트 제조혁신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개별 공장의 스마트화를 뛰어넘어 산업단지를 제조업 고도화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성장의 메카인 산업단지는 도시외곽에 동종업체와 연관기업의 밀집에서 시작되었으나, 이제 산업단지의 르네상스는 첨단 지능정보기술과 입주기업들이 지니고 있는 혁신자원의 연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산업단지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과의 접목을 위해서는 ‘산업단지 플러스 알파’의 공식을 풀어 나가야 한다. 그 알파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 등이 될 수 있다. 산업단지와 플러스 알파산업의 융·복합화가 성공해야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창업을 촉진하는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유사 동종업종들이 모여 있는 산업단지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입주기업의 제조 활동을 지원하는 공동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데이터를 연계한다면 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공장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거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과 지역 내 혁신기관인 대학 및 연구기관이 협력하여 지능정보화 요소기술과 수요 맞춤형 고품질 제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혁신체계의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그간 산업단지가 가지고 있는 환경, 안전, 교통, 에너지 분야 등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스마트기술을 적용하여 해결함으로써 근무여건이 열악하던 산업단지를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청년 인력의 산업단지 유입은 제조업의 인력난 해결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산업단지는 태생적으로 창업에 유리한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도심을 중심으로 창업지원 인프라와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산업단지 내의 오래된 공장도 창업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 독일의 팩토리 베를린 프로젝트와 같이 낡은 공장 지대를 개조해 젊은 창업가, 투자가들이 모이는 벤처창업의 허브로 활용한 것을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산업단지에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상품과 비즈니스로 구현해 줄 부품, 소재, 서비스기업과 납품처가 모여 있다. 산업단지 플랫폼을 통해 창업과 관련한 맞춤형 기술, 자원, 컨설팅, 수급거래 및 인력 매칭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면 산업단지는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척박한 지정학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자원화하고 스타트업을 지원하여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우리의 벤처·창업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산업단지를 거점으로 경제도약을 이루었고 개도국 경제발전의 모델이 되고 있다. 이제는 산업단지를 기업과 청년들이 도전하는 4차 산업 혁신공간으로 활용해 제조업 부흥을 이뤄내야 한다. 산업단지 스마트화는 우리경제의 국가적 과제로서 산업단지를 제조업 활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거점으로 고도화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제조업이 부흥하고 창업이 활성화되어야 괜찮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산업단지가 우리경제 발전의 심장이 되어 제조업이 다시 뛰는데 보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황규연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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