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의 별 앞산카페거리 프랜차이즈 잇단 철수 ‘쇠락’

  • 양승진,정우태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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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8 07:33  |  수정 2019-01-28 07:33  |  발행일 2019-01-28 제8면
상인들, 콘텐츠 부족 원인 꼽아
시민 “자가용 아니면 찾기 불편”
남구청, 뾰족한 대책 없어 고심

주말인 지난 26일 오후 대구 앞산카페거리. ‘남구 5대 맛길’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이곳은 지나다니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3층짜리 건물에는 불이 꺼진 채 ‘그동안 고객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안내판만 덩그러니 붙어 있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상권이 활성화하고 주변 집값이 오른다는, 소위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불패신화’를 자랑했지만 손님이 사라지면서 천하의 스타벅스도 손을 들고 만 것. 스타벅스 관계자는 “매출이 저조해 매장을 옮길 계획이다. 아직까지 이전 위치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2018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카페거리’가 급격히 쇠락하고 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점이 속속 철수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앞산카페거리는 2010년 남구청이 ‘앞산 웰빙 먹거리타운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형성됐다. 인접한 앞산전망대, 안지랑 곱창골목 등과 연계되면서 관광명소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최근 방문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침체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 남구청에 등록된 앞산카페거리 카페 수는 총 48개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카페베네·빈스빈스·스타벅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문을 닫았다. 인근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계약기간이 끝나자마자 바로 철수를 결정했다. 임대료는 한 달에 1천만원을 넘지만 그만큼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산카페거리의 침체 원인으로 상인들은 콘텐츠 부족을 꼽았다. 구자덕 앞산카페거리 상가번영회 회장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문화거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낮은 접근성도 방문을 꺼리는 이유로 꼽혔다. 이곳에서 만난 김성현씨(여·26)는 “가장 가까운 1호선 현충로역에서 카페거리까지 도보로 10분 넘게 걸린다. 버스노선도 배차 간격이 길어 자가용이 아니면 찾기 불편하다”며 “수성못·동성로에도 카페가 많은데 굳이 이곳까지 올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

남구청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핼러윈 축제, 연말 크리스마스 페스타 등 카페거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했으나 그때만 매출이 반짝 상승했을 뿐”이라며 “번영회 참여율을 높이고 주민·상인과 함께 논의해 상권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정우태 수습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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