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경북을 세계적 관광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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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31 00:00  |  수정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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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출장 관계로 방문한 도쿄와 오사카는 곳곳이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인구 13만 명의 나리타시에는 호텔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는데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가득 찬다고 한다.
 

아베노믹스 최대 성과는 바로 관광이다. 관광산업에 적극 투자한 일본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3천119만 명이라는 큰 성과를 냈다. 우리나라가 외국인 관광객 1천114만 명을 기록했던 2012년 836만 명에 그친 일본은 '한국 관광을 배우자'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만에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달라진 일본 관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이 지방 관광이다. 일본은 지방에 투자해 관광을 실핏줄처럼 다각화했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저가항공사(LCC) 노선을 유치한 일본 지방공항만 26곳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도쿄에 46.2%, 오사카에 38.7%, 지바에 36%, 교토에 25.9% 등 여러 지방을 방문한다. 각양각색의 매력에 빠져든 여행객들은 일본을 계속 재방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광에도 수도권 편중이 심하다. 외국인의 78.8%가 서울을 찾고 제주도가 1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며 경북을 찾는 외국인은 2.6%, 대구는 2.5% 뿐이다. 그러나 지난해 (재)한국방문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의 98%가 재방문을 원한다고 한다. 서울, 부산, 제주도 등을 이미 돌아본 그들이 다음으로 갈 곳은 어디인가. 이 질문은 대구·경북 경제에 중요한 힌트를 던지고 있다.
 

경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1점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를 품고 있고 동해안, 낙동강, 백두대간 등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천년고도 경주는 교토에 못지않다. 중국인들은 자신들과 달리 지금도 계승되는 경북의 유교문화에 큰 흥미를 느낀다. 이런 매력을 제대로 상품화해야 한다. 성주참외를 수확하고 맛보는 등 체험관광을 활성화하고 청도 소싸움과 전통시장 등 독특한 문화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
 

꽁꽁 숨은 식당 주방을 앞으로 꺼내 깨끗하게 개방하고 한우, 대게 등 경북의 맛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숙박시설, 관광안내와 해설도 세계 기준으로 높여야 한다. 그리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면 공항이 필수다. 지방공항을 활성화시켜 저가항공사들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통합신공항 건설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경북은 경북문화관광공사를 설치하고 관광진흥기금 1천억 원을 조성하는 등 관광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구시와는 문화관광체육국장을 서로 바꿔 근무시키고 있는데 세계적인 관광권역으로 함께 도약해 보고자 한다.
 

골목골목 북적이는 관광객들은 내수경제를 일으킨다. 매출이 늘고 일자리도 생긴다. 관광산업에 10억 원을 투자하면 제조업의 두 배가 넘는 18.9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특히 청년들이 좋아하는 서비스직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농촌을 살리고 지역소멸 우려를 해소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 아와지 섬에서 만난 여섯 명의 일본 청년들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지역을 브랜딩해 더욱 지역답게 만들어 사람을 끌어 모으겠다고 말하는 그들의 얼굴에 기대가 가득했다. 이처럼 관광산업은 시도민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눈에 보이는 경제'다.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 수에서 우리나라는 2009년 일본을 역전했다가 2015년 다시 역전 당했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양국 관광의 역사에 다시 역전하지 말란 법도 없다. 그 새로운 역사를 우리가 앞장서 시작해 보면 어떨까. 2020년은 대구경북 방문의 해다. 시도민의 지혜를 모으고 부지런히 준비해서 세계인과 북적북적 축제를 벌여 보자.

이철우 (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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