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鐵 3호선 역사 40%만 고객대기실 갖춰

  • 권혁준,정우태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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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1 07:33  |  수정 2019-02-11 07:33  |  발행일 2019-02-11 제6면
시민들 추위·폭염 무방비 노출
상·하선 모두 설치된 곳 6곳뿐
공사 “5개역 구조 탓 설치불가
올 3개역 4개소에 대기실 추가”

지난 9일 오전 10시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명덕역. 갑작스러운 추위에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몇몇 승객은 두꺼운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거북처럼 목을 최대한 옷 속으로 넣은 채 다음 열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같은 날 오전 11시30분쯤 찾은 도시철도 3호선 범물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털모자에 롱패딩을 입고 주말 나들이에 나선 어린이들이 정거장 안으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떨고 있었다.

2015년 4월 개통한 도시철도 3호선 역사에 고객대기실이 부족해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10일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3호선 전체 30개 역 중에서 고객대기실이 설치된 역은 전체의 40%인 12개 역에 불과하다. 또 30개 역의 상·하선 정거장 60개 중에선 18곳에만 설치돼 있다. 상·하선 정거장에 고객대기실이 모두 설치된 곳은 매천·만평·팔달시장·원대·황금·수성못 등 6개 역뿐이다.

노원용씨(67·수성구 범물동)는 “한파에는 추위를 피할 곳이 없고, 폭염 땐 더위를 피할 곳이 없다”며 “지상에 지어진 3호선 역사는 40℃에 육박하는 폭염과 영하 10℃ 밑으로 떨어지는 한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냉·난방시설을 갖춘 고객대기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경규씨(30)도 “공단역은 칠곡경대병원역 방향엔 고객대기실이 있고, 용지역 방향엔 고객대기실이 없다”며 “같은 역인데도 고객대기실이 있고 없고 차이가 왜 생긴 건지 잘 모르겠다. 이용객을 위해서 모든 역, 모든 정거장에 고객대기실을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수송인원이 많은 역을 우선해 고객대기실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이용객이 많은 서문시장·명덕·청라언덕역 등 3개 역은 안전통행로 확보 때문에 고객대기실 설치가 어렵다. 종착역인 칠곡경대병원역과 용지역도 구조적으로 대기실을 지을 수 없다”며 “올해는 북구청·대봉교·범물역 등 3개 역에 고객대기실 4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정우태 수습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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