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난방 중단 서울대 기술·전기노조 파업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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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1


“정당한 쟁의 행위” “학생 볼모 인질극”

총학 페이스북서 찬반 불붙어

지지단체, 공대위 꾸리고 연대

“협상력 위해 학생 이용” 비판도

오늘 노사 협상…파업 갈림길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7일부터 대학 도서관 등 일부 건물의 난방을 중단한 서울대 기계·전기 담당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학교 안팎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8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파업 관련 공지글에는 10일 현재까지 댓글 150여개가 달리며 파업지지와 비판에 관한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서울대 총학은 해당 게시글에서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존중한다면서도 “시험, 취업 등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도서관을 파업 대상 시설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성공회대 하종강 교수는 댓글을 통해 도서관 난방을 재개해달라는 총학생회의 요청은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하 교수는 “스페인에서 청소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시민들이 쓰레기를 모아 시장집 앞에 버리는 운동을 한다"며 “서울대 총학생회의 입장은 파업하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우리 집 쓰레기만 치워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총학에 대해 “학생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척하면서 학교 편에서 노동조합을 압박하는 어용 총학"이라며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서울대 졸업생 최모씨(26)도 댓글에서 “난방이 노동자의 업무 중 하나였다면, 파업으로 난방이 중단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이 사태를 조금이라도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문제 해결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서울대 학생모임 등 파업을 지지하는 학내 학생 단체 6곳은 8일 ‘서울대시설관리직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꾸리고 파업 연대에 나섰다. 공대위는 ‘#파업을지지합니다’ ‘#시설노동자에게인간답게살권리를’ 등의 문구로 SNS에서 손글씨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기계·전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중앙도서관 기계실을 지지 방문했다.

반면 도서관 난방을 재개해달라는 총학의 요청을 지지하고, 노조의 파업을 비판하는 댓글도 속속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총학생회장이 학생들을 위해 도서관 난방 좀 켜달라고 요청한 것이 대체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총학이 노조 편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 좋겠지만, 난방 하나 틀어달라고 한 요청이 이렇게 비판받을 일인지 납득이 안 된다"며 찬반논쟁에 가세했다.

노조의 파업을 소위 ‘인질극’에 비유하는 주장도 등장했다. 서울대 소속 김모씨(24)는 “파업의 내용이나 당위성을 떠나서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을 인질로 삼아 목적을 쟁취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그는 “노조가 본부와 교섭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죄 없는 학생을 인질로 삼았다"며 “인질극을 하는 사람들에게 정당성은 이제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기술·전기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한 7일 이후 게시된 파업 관련 50여개 게시물 중 다수가 파업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노조는 지난해 9월부터 대학과 단체교섭을 벌이며 총 11차례 교섭과 두 차례의 조정 절차를 밟았지만, 복지수당 등 고용조건에 관해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 기계·전기 분회는 7일 파업을 선포하고 행정관과 도서관 등 3개 건물 기계실에 들어가 난방 장치를 끄고 무기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 파업으로 중앙도서관과 행정관 일부 등에 난방이 중단됐다. 다만 중앙난방 시스템이 아닌 개별난방으로 운영되는 일부 난방 장치는 계속 가동되고 있다.

서울대 총학은 10일 저녁 총학생회장과 단과대 학생회장들의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원회를 열고 파업 관련 총학생회 공식 입장과 공대위 참여 여부 등을 논의한다.

학교와 노조는 파업 이후 처음으로 8일 대화 테이블에 앉았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양측은 11일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기술·전기 분회의 파업과 관련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며 “11일 교섭 결과에 따라 청소·경비 노동자의 파업 합류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