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고령자도 탁구 삼매경 ‘주민 소통의 장’

  • 이외식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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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3   |  발행일 2019-02-13 제14면   |  수정 2019-02-13
테크노폴리스 LH천년나무 1단지
지난해 12월 동호회 만들어 운영
인근 아파트선 벤치마킹하기도
장애인·고령자도 탁구 삼매경 ‘주민 소통의 장’
지난해 12월 탁구동호회를 결성한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LH 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탁구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

인플레이가 선언된다. 라켓을 벗어난 탁구공이 네트 위로 넘어가는 순간 리시브로 응수하며 강한 드라이브와 스매싱을 교환하면서 몇 번의 랠리가 이어진다. 휠체어에 몸을 실은 불편한 동작이지만 열정만큼은 결코 여느 시합장과 다를 바 없어 테이블은 열전으로 달아오른다. 한 편에선 초보자들이 탁구 연습용 로봇머신으로 스윙 훈련에 한창이다. 이는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LH 천년나무 1단지아파트 탁구동호회원들의 모습이다.

LH 천년나무 1단지아파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천년나무에 꽃피는 핑퐁’이라는 슬로건 아래 단지 내 노약자·장애인의 건강 증진과 사회 참여를 위해 주민과 함께하는 탁구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다. 1천390세대가 거주하는 서민형 임대 아파트다. 노령자·장애인·생활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가 다수 거주하고 있다. 특히 노인회는 달성군의 362개 경로당 중에서 회원이 가장 많으며(104명), 70% 이상이 혼자사는 노인이 거주하는 단독세대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이런 환경을 감안해 지난해 12월 탁구동호회를 결성했다. 탁구를 통해 건강 증진, 여가 선용, 소통의 장으로 한 발을 내딛고 있다.

탁구대 4대와 연습용 로봇머신 1대 등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초급 장애인·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탁구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김희철 회원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초보자 지도에 열성을 다해 솔선수범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성금과 물품 기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에 퇴사한 관리사무소 직원은 푼푼이 모아둔 돼지저금통(38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비슬산 석불암 용봉 스님은 회원들의 열의에 감동해 탁구대 1대(50만원 상당)를 기증했으며, 주민들도 수시로 방문해 다과와 음료수 등을 가져오며 격려했다.

탁구동호회의 명성이 알려져 인근의 타 아파트 주민 대표들이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지체장애 3급으로 회원 지도에 앞장서고 있는 손영태 탁구동호회장은 “편견의 그늘을 벗어나게 해 준 입주민의 성원에 감사하다”며 “탁구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돼 기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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