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손맛] 얼음판의 핫플 홍성호…첫 탕 뚫리며 마릿수 월척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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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5   |  발행일 2019-02-15 제38면   |  수정 2019-02-15
[김동욱의 낚시시대 손맛] 얼음판의 핫플 홍성호…첫 탕 뚫리며 마릿수 월척 입소문
성제현 일학레저 대표가 월척 입질을 받아 챔질하고 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손맛] 얼음판의 핫플 홍성호…첫 탕 뚫리며 마릿수 월척 입소문
홍성호 얼음낚시 포인트 ① 부들지대 수심 1∼1.2m 신월낚시회 자리 ② 부들지대 수심 1m 성제현 일학레저 대표자리 ③ 부들지대 수심 1.5m 피싱TV 촬영팀 자리 ④ 부들지대 수심 1.2m 신답낚시회 자리.
[김동욱의 낚시시대 손맛] 얼음판의 핫플 홍성호…첫 탕 뚫리며 마릿수 월척 입소문
충남 예산에서 온 이화식씨도 마릿수 손맛을 즐겼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손맛] 얼음판의 핫플 홍성호…첫 탕 뚫리며 마릿수 월척 입소문
장정환씨가 막 걸어낸 씨알 굵은 붕어를 들어 보인다. 이날 장씨는 나흘째 홍성호를 찾아 마릿수 손맛을 즐겼다.


“여기 지금 앉아있는데, 잔챙이가 없네. 나오면 준척급 이상이야. 지금…? 월척만 5마리쯤 했네.”

지난 1월5일. 휴대전화를 통해 들려온 서울 신답낚시회 최기철 총무의 말이다. 그가 앉아있다는 곳은 홍성호. 다음 날인 일요일 출조를 위해 답사차 왔다는 거다.

◆서울 낚시회들, 여기 다 모였네

다음 날 오전 8시. 나는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을 빠져나갔다. 거기서 우회전, 남당항 가는 96번 도로를 따라 4㎞ 정도 가자 회전교차로(목현 교차로)가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 홍성방조제 가는 길을 따라 1.2㎞ 가자 작은 다리(금리천교)가 연결돼 있다. 그 아래로 홍성호 최상류 물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한두 명씩 꾼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홍성호 본류 쪽으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수면에는 꾼들의 무리가 얼음판을 새카맣게 덮고 있다. 신답낚시회 출조버스가 보인다. 그 앞에 주차를 한 나는 얼음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니, 이게 누구야? 엄청 오랜만이네.”

반가운 얼굴이 나를 알아본다. 임종성 미아낚시회 총무다. 예닐곱 명의 회원들과 승합차로 출조를 했단다.

“아이고, 오늘은 서울 시내 낚시회들이 여기 다 모였네요.”

“그럴 수밖에 없지. 지금 여기만 한 데가 어디 있어?”

벌써 소문이 다 났다. 지난해 12월 말~1월 초 첫 탕이 뚫리면서 마릿수 월척이 쏟아진 홍성호는 꾼들의 입과 입을 통해 삽시간에 알려졌다. 그리고 1월 첫째 일요일인 6일, 결국 얼음판이 꾼들로 덮였다. 신답낚시회, 신월낚시회, 우정낚시회, 미아낚시회 등 서울의 대형낚시회 버스만 3대. 중소규모 낚시회의 승합차와 개인 플레이어들의 차량까지 줄잡아 수백 대가 홍성호 연안 곳곳에 주차돼 있었다.

◆부들 솟아오른 곳마다 월척 입질

그런데 그저 소문뿐인가. 낚아내는 꾼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9시 넘어야 입질이 와.”

최기철 신답낚시회 총무는 해가 완전히 떠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가 오전 9시 무렵. 나는 하류 쪽으로 내려가 본다. 방조제 왼쪽 연안을 따라 군데군데 갈대와 부들이 얼음판 위에 삐죽삐죽 올라와 있고, 그런 곳에는 어김없이 꾼들이 전을 펴고 있다.

저쪽에서 한 낚시꾼의 대가 멋지게 휘고 있다. 나는 재빨리 그에게 다가갔다. 찰칵, 찰칵~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카메라 파인더 안에 월척급 붕어가 얼음구멍 위로 막 빠져나오고 있다.

“혹시, 김 기자님….”

누군가 나를 부른다. 뒤를 돌아봤다. 초록색 패딩점퍼를 입고 있는 사람. 성제현 일학레저 대표다.

“지금 홍성호가 제일 핫 하다더니, 그 말이 맞네요. 제가 여기서 프로꾼들을 다 만나는군요.”

성 대표는 좀 전에 도착해서 구멍을 뚫었고, 대편성 하는 도중에 연거푸 두 번의 입질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자리 왼쪽에 만들어 둔 ‘얼음 살림통’에는 월척급 붕어 두 마리가 담겨있다.

오랜만에 만난 성 대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도 성 대표 뒤에 있는 군계일학 회원 장정환씨가 계속 월척급 입질을 받아 낸다.

“도무지 담배 한 대 피울 시간을 안 주네.”

연신 올라오는 찌를 보며 장정환씨가 즐거운 투정을 부린다.

◆성호리 마을 앞 야산 밑 포인트

어느새 오전 10시. 나는 성 대표에게 좀 있다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하류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 하류쪽, 소나무 야산 아래 꽤 많은 꾼들이 몰려있었기 때문이다. 홍성호에 도착했을 때부터 가장 궁금했던 포인트였다.

①번<그래픽> 포인트로 다가가는 도중에도 몇 차례 낚싯대 휘는 게 보인다. 그야말로 마릿수 입질이 터지고 있는 것이다. ①번 포인트에는 서울 신월낚시회 회원들이 몰려있었다. 이기재 신월낚시회 총무도 거기 앉아있다.

“지난 주말에도 우리 회원들이 여기서 많이 낚았어. 잔챙이가 없어, 여긴.”

이기재 총무는 2주째 홍성호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챔질을 하는 이 총무. 이내 얼음구멍에서 얼굴을 내미는 건 월척이다.

“이거 봐. 이렇다니까. 이런 씨알들만 낚이니 다른 데 갈 필요가 없지.”

이 총무와 헤어진 나는 다시 성 대표가 있는 ②번 포인트로 걸음을 옮긴다. 도중에 ②번 포인트 맞은편, ③번 포인트에 방송용 카메라가 보인다. 그쪽으로 가 본다.

거기에는 피싱TV 프로그램 ‘더블 포인트’를 촬영하고 있었다. 출연자 강진혁씨가 얼음구멍을 지키고 있다.

“며칠 전에도 여기 뚫었어요. 그때는 꽤 많이 낚았는데, 오늘은 뜸하네요.”

◆깨끗한 바닥에서도 찌올림

오전 11시가 넘은 시각. 다시 성제현 대표가 있는 ②번 포인트로 가 본다. 성 대표의 얼음 살림통에는 그새 7~8마리의 준월척이 파닥거리고 있다.

“여기 다섯 번째 낚싯대에만 입질이 오네요. 다른 낚싯대보다 바닥이 깨끗한 곳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성 대표는 바닥 수초가 성겨 있는 곳의 미끼는 붕어도 쉽게 먹을 수 없을 거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가 이런 말을 하는 도중에 다시 5번 낚싯대의 찌가 올라온다. 찌올림이 정직하다. 철퍽거리며 얼음구멍 위로 올라오는 놈은 역시 월척급 붕어. 그는 붕어 주둥이에서 바늘을 떼어내고 그 채비에 지렁이 서너 마리를 꿴 후 다시 같은 구멍에 집어넣는다. 수심은 1.2m 정도. 그런데 미끼가 바닥에 닿기 무섭게 찌가 올라온다. 이번에도 월척이다.

◆2월 중순까지는 안정적일 듯

이날 내가 홍성호 얼음판을 둘러본 건 오전 8시부터 11시 반까지. 신답낚시회가 있는 ④번 포인트부터 신월낚시회가 있는 ①번 포인트까지 네 군데의 포인트를 확인했다. 씨알과 마릿수가 가장 좋았던 곳은 소나무 야산 아래의 ①번 포인트였다. 여기 앉은 꾼들은 오전에만 준월척급 마릿수 손맛을 즐겼다. 많이 낚은 꾼은 이미 20여 마리의 준월척을 담아놓고 있었다.

그다음으로 조과가 좋은 곳은 성 대표가 있는 ②번 포인트. 낚이는 씨알은 ①번 포인트와 비슷하지만 평균 마릿수가 약간 떨어진다.

피싱 티브이 촬영팀이 있는 ③번 포인트에서는 조과를 확인하지 못했고, 신답낚시회와 미아낚시회가 있는 ④번 포인트는 ①, ②번 포인트보다 낚이는 씨알이 잘고, 마릿수도 떨어졌다. 그러나 홍성호 첫 결빙 때부터 계속 얼음낚시를 하고 있는 꾼들의 말에 따르면 씨알과 마릿수가 좋은 포인트는 그날 그날 다르다. 어떤 날은 상류에서 입질이 쏟아지다가도 또 어떤 날은 비교적 수심이 깊은 하류권에서 줄입질을 받기도 한다는 것. 게다가 오후에 월척급 마릿수 입질이 쏟아지기도 한다는 게 이들의 증언이다.

홍성호의 얼음두께는 1월 초 현재 8㎝ 정도. 아주 두꺼운 편은 아니지만 초빙이므로 안전에는 무리가 없다. 겨울 추위가 계속 이어진다면 홍성호 얼음은 2월 중순까지는 10~15㎝ 두께를 유지할 것이다. 그렇다면 올겨울 홍성호의 얼음낚시 호황도 그때까지 이어질까.

김동욱 월간낚시21 기자 penandpower@naver.com


오염원 때문에 늦어진 담수, 올 겨울이 첫 얼음판
▨ 홍성호&홍성방조제

홍성호는 1991년 착공하고, 2001년에 완공한 홍성방조제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간척호수다.

홍성방조제는 북쪽의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와 보령시 천북면 사호리를 잇는 1㎞ 정도 길이의 방조제. 그런데 이 방조제는 완공된 후에도 농업용수를 위한 담수화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왔다. 보령시 천북면과 홍성군 은하면, 결성면 등에 있는 양돈단지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나오는 분뇨가 악취와 하천 오염을 일으켜 갑문을 닫을 수 없었던 것. 그러다가 2012년에 와서야 기획재정부와 환경부에서 수질오염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용역 보고서를 냈다. 그 후 지자체와 환경부, 농어촌공사 등에서 홍성호 내외의 오염대책을 내놓은 후 2016년부터 담수화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홍성호의 담수 원년은 2016년인 셈. 그리고 지난해말에야 홍성호는 지금의 수위에 이르렀고 이때 결빙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얼음낚시터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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