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앞둔 한국당, 강성 親朴 ‘태극기 부대’ 딜레마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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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8   |  발행일 2019-02-18 제5면   |  수정 2019-02-18
합동연설회 참관 영향력 과시
‘과거로 회귀’비판 나올수도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극기(부대) 딜레마’에 빠졌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라고 불리는 강성 ‘친박(親박근혜)’ 성향 단체 회원들이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 첫 합동 연설회에도 태극기 부대 혹은 강성 친박 성향의 세력이 대거 찾아 김진태 후보 등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열렬하게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당이 ‘5·18 폄훼 발언’ 관련 김 후보 등을 징계하기 위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를 열었을 때도 태극기 부대 등 김 후보의 지지자들이 몰려가 강력 항의하면서 회의 장소가 비밀리에 변경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태극기 부대가 18일 열리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도 상당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 당원들이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드러내거나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는 것이야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태극기 부대의 존재는 한국당 입장에선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당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국민 사이에서 ‘한국당이냐, 대한애국당이냐’ 혹은 ‘전당대회냐, 태극기 집회냐’는 조소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 또 합동연설회장 등에서 진보 성향 단체와 물리적 충돌을 일으킬 우려도 있다.

태극기 부대의 영향력 행사는 사실 전당대회 이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태극기 부대를 비롯해 강성 친박 성향 인물들의 한국당 신규 가입이 이어진 것. 당시 친박 성향 단체의 인터넷 카페 등에는 ‘한국당 책임당원으로 가입해 우리가 원하는 사람을 당대표로 만들자. 그래야 박근혜 전 대통령도, 보수우파도 살 수 있다’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기도 했다.

태극기 부대를 바라보는 한국당의 시선은 엇갈린다. 대구·경북 한국당 한 관계자는 “태극기 부대의 등장으로 자칫 한국당이 과거로 회귀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또 많은 돈을 들여 치르는 합동연설회인데, 괜히 싸움판이나 웃음거리가 되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태극기 부대가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그들을 비판은 해도 조롱하진 않았으면 한다. 자칭 진보층의 ‘내로남불’이 얼마나 싫었으면 태극기 부대가 저러나 싶기도 하다”며 “다만 그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선동하는 일부 정치인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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