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시대, 대구경북 프로젝트 .7] 기회의 땅 북한

  • 박종문 윤관식
  • |
  • 입력 2019-02-19   |  발행일 2019-02-19 제8면   |  수정 2019-02-20
희토류 2천만t·마그네사이트 60억t 매장…北, 광물자원의 블루오션
20190219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해금강 전경.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20190219
20190219
강원도 고성 화진포 해안에는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화진포의 성’이 있다. 김일성은 1948년부터 50년까지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 등 가족과 함께 하계휴양지로 화진포를 찾았다고 한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2019년 한반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비핵화다.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큰 진전을 보일 전망이다. 분단, 6·25전쟁, 동서냉전으로 얽히고 설킨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의 긴장관계가 상호공존 국면으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공존시대 이후 기대되는 것이 남북은 물론 주변국 간 교류활성화다. 그동안 여러 사정으로 제한적인 교류에 머물렀으나 한반도 평화시대 도래와 함께 주변국 상호 간 전방위적인 교류강화가 예상된다. 특히 한반도 평화가 가져올 가장 큰 과실(果實)로 경제협력이 꼽히고 있다. 그 중심에 북한이 있다.

◆탁월한 입지 여건

투자환경을 결정하는 데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입지여건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북한은 지리적으로 초강대국인 중국·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흔치 않은 국가다. 두 강대국의 동쪽 끝자락이 북한과 접경이다. 중국은 북한을 경유하지 않고는 동해로 나아갈 수 없으며, 러시아 또한 북한을 통해야만 한국·일본과의 물류망과 가스관 구축이 가능하다. 중국·러시아의 동아시아 진출 길목에 북한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는 동아시아 진출을 위해북한과의 경제협력이 절실하다.

일본 또한 중국 및 러시아 진출을 위해서는 남북한을 경유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북한과 경제교류가 이뤄질 경우 중국, 러시아는 물론 유럽 및 아프리카 진출로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은 그동안 분단으로 섬 아닌 섬처럼 대륙으로부터 고립돼 있었으나 북한과 경협이 진행되면 대륙 진출의 길이 트인다. 러시아 횡단철도 등 중국·러시아의 대륙물류망을 이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수출기업들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北 지하자원 자료 비밀로 분류
다양한 종류의 광물 널리 분포
정확한 시장가치 추정 어려워
남한과 비교하면 가치 엄청나

향후 경제개방후 경협 성사땐
남북 자원협력으로 윈윈 가능
도로사정 나빠 물류수송 한계
인프라구축·전력 최우선 과제

北, 중·러와 국경 맞붙어 유리
세계적 교통·물류요충지 기대
평화체제때 값싼 노동력도 장점



북한 개방으로 중국·러시아의 철도·도로망과 남북한이 연결되고 일본까지 나아간다면 한반도는 유럽과 중남미 물류거점지역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교통 및 물류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중국, 러시아, 일본은 물론 미국, 동남아시아까지 한반도 물류망을 이용하면서 남북한이 명실상부하게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경제 요충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부한 지하자원

북한은 광물자원 매장량을 국가 자산으로 규정하고, 지하자원에 대한 통계 자료는 철저히 대외비로 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의 지하자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작성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북한 간행물과 북한 발표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것이 그나마 객관성 있는 데이터로 인식된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정리한 자료를 종합해 보면 북한에 부존하고 있는 광물자원 종류는 석탄광 1종, 금속광 22종, 비금속광 19종 등 총 42광종이다. 광산은 728개로 석탄광산 241개, 금속광산 260개, 비금속광산 227개이다.

북한 광물자원의 특징은 세계의 광물 표본실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지하자원이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산출되는 주요 금속광물은 금, 연, 아연, 철, 동, 중석 등으로 북한 내 널리 분포돼 있다. 남한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고 매장량이 많다. 북한에 부존되어 있는 비금속광물로는 마그네사이트, 석회석, 인상흑연, 인회석, 형석, 운모, 고령토 등이 있다. 이 중 함경남도 단천에 위치하는 대흥·룡양 마그네사이트 광산은 세계 최대급의 부존 규모를 자랑한다.

북한의 금 매장량은 2천t으로 세계 6위이고, 마그네사이트도 60억t(세계 3위)이 매장돼 있다고 한다. 우라늄은 400만t으로 추산된다.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희토류도 북한에 2천만t이 매장돼 있다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중앙상임위원회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밝혔다.

북한 지하자원에 대한 잠재가치는 남한과 비교해 엄청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통계부족으로 그 추정치는 천차만별이다. 분명한 것은 북한지역이 세계적으로 드문 지하자원의 보고(寶庫)라는 점과 아직 제대로 광산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북한 경제가 개방되고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들어갈 경우 확실한 투자가치를 담보할 수 있는 자산이 지하자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막대한 인프라 수요

북한 인프라 구축 문제는 북한경제 개방 때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숙제로 꼽힌다. 인프라 구축 없이는 본격적인 다자간 경제협력 및 교류추진이 어렵다는 면에서 북한개방과 함께 가장 먼저 추진될 사업이다. UN대북제재 속에서도 남북이 철도와 도로망 연결을 위한 조사사업에 착수할 정도로 북한 인프라 구축은 절실한 문제다. 독일 사례에서 보듯이 북한경제가 개방하더라도 북한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이 일정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의 비중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에 비해 철도가 더 많이 보급돼 있는 반면, 도로 사정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교통은 소위 주철종도(主鐵從道)로 철도가 여객수송의 62%, 화물수송의 90%를 담당할 정도로 철도가 주요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80%에 이르는 전철화율에도 불구하고 전력부족으로 수송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북한 도로는 1~6급으로 분류되는데 2급 이하 도로는 차량 두 대가 동시에 교행하기 어렵고 대부분 비포장이라고 한다. 1·2급 도로 6천608㎞ 중 1천204㎞만 포장돼 포장률이 18.2%에 불과하다. 연장 752㎞에 이르는 고속도로만 100% 포장도로다.

또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전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신규 발전소 건설과 송배전 전력설비 개보수 등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농어촌, 산업시설, 주택, 노후 도심지 재개발, 교통 인프라, 전력에너지, 수자원, 문화·관광, 자원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건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력과 노동생산성

북한 노동생산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수준, 사회주의체제에 기인하는 생산성 감소 문제 등으로 생각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동생산성은 일정 시간이 투입된 노동량과 그 성과인 생산량과의 비율로, 노동자 1인이 일정 기간 산출하는 생산량 또는 부가가치를 나타낸다. 노동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노동 투입량 대비 산출량이 더 많다는 의미고, 낮다는 것은 산출량이 낮다는 의미다.

2011년 현대경제연구원이 개성공단 근무 북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추정한 바에 따르면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북한 노동생산성은 71%다. 이는 개성공단이 한국의 생산성 높은 기계시설에 의해 가동되고, 북한 노동자의 안정된 직장 등의 변수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전제에서 향후 한반도 평화시대가 도래하면 북한의 노동생산성은 100을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한반도 평화시대가 도래하면 군병력 상당수가 생산활동에 투입돼 노동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군병력 비중은 세계 모든 국가에서 대체적으로 인구의 1%를 넘지 않고 있으며, 독일·프랑스·영국은 0.5% 이하다. 특수한 환경인 이스라엘이 2.32% 정도다. 반면 북한은 4.86%, 한국은 1.3%로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한반도 평화시대 도래로 남북 간 병력을 국제수준으로 감축하면 남북 합쳐 약 133만명(남 30만·북한 103만명)의 군 병력이 생산가능 인구로 바뀌게 된다. 이 분석은 통일연구원이 남북한 경제통합 후 통합군 규모를 50만명(한국 63만→33만명·북한 119만→17만명)으로 상정해 분석한 것이다. 꼭 이런 계량적 분석이 아니더라도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경우 지금보다는 훨씬 더 풍부한 노동인력이 공급되고, 이들 인력의 노동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국내외 기업에는 상당한 투자매력이 될 전망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