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진 원장의 건강백세] 만병의 뿌리,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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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9 08:38  |  수정 2019-02-19 08:38  |  발행일 2019-02-19 제21면
[최강진 원장의 건강백세] 만병의 뿌리, 스트레스

‘자연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연인의 숨겨진 사연이 애달프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해 버팀목 하나 없이 빈털터리로 내몰린다. 극한의 스트레스와 사투 끝에 거친 인생 내려놓고 세상을 등지고 만다. 숨이 탁탁 막혀오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처지인지라 정체 모를 감정이 느껴진다.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아서다.

절대 권력을 자랑하던 이성계도 자식만큼은 어쩌지 못했나보다. 자식들의 피 비린내 나는 골육상쟁을 보면서 스트레스로 화병을 얻어 죽고 말았다. 조선의 선조는 왕위계승 과정에서의 정통성에 발목을 잡혔다. 신하들의 기세에 눌려 눈치를 보고 가슴 졸이며 시작된 스트레스가 당파싸움과 임진왜란의 풍랑을 거치며 거세졌다. 결국 죽음의 덫에 걸려들고 말았다.

스트레스란 극단의 ‘갈등’ 상황이다. 균형과 안정을 파괴하는 자극에 대해 기존 질서와 새로운 질서가 부딪히기 때문이다. 갈(葛)은 칡을, 등(藤)은 등나무를 뜻한다. 칡과 등나무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는 상충하는 두 욕구를 동시에 성취할 수 없음을 절묘하게 표현한 것이니 선조들의 재치가 놀랍기만 하다.

자고로 누구에게나 세상살이는 근심걱정과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인간들의 상상을 초월한 모난 행각이 그 주된 원인이다. 극단의 스트레스에 빠지면 인체는 돌발 사태를 타개하고 새로운 균형을 찾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한 응급조치로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방출된다. 인슐린의 분비와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에너지원인 포도당의 소모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왕성한 식욕으로 에너지 비축을 도모한다.

불행히도 끊임없는 호르몬의 습격은 체내 면역시스템을 망가뜨린다. 졸지에 스트레스가 죽음의 천을 짜는 실로 돌변하는 순간이다. 하찮은 감기에서부터 혈압, 당뇨, 중풍, 심장병, 암까지 스트레스와 무관한 질병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만병의 뿌리가 되는 셈이다.

사람들은 답답할 때 무의식 중에 가슴을 친다. 그곳이 전중혈(顫中穴, 양 젖꼭지 사이의 정중앙)이다. 전중혈은 스트레스의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진단처이자 치료 장소다.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릴 때 전중혈을 지압해주면 막혔던 기의 순환을 촉진시켜 숨통이 트인다. 전중혈과 함께 백회, 사신총, 후계, 노궁, 용천, 태충 등의 혈(穴)도 침구치료에 상용된다.

약재로는 산조인, 원지, 용골, 현호색, 천마, 백작약 등이 선별 응용된다. 처방으로는 증상에 따라 분심기음, 온담탕, 귀비탕, 소요산, 시호가용골모려탕 등이 있다.

그밖에 충분한 휴식, 목욕, 운동, 취미생활 등 여러 방법 중에서 나만의 해소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된다.

수성의료재단·영남요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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