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빈 자리 대구미술관장, 지역 중진·원로들 왜 못 맡나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9-02-19   |  발행일 2019-02-19 제31면   |  수정 2019-02-19

대구시가 제4대 대구미술관장 공모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7월 초 3대 관장의 임기 만료 이후 적임자를 찾지 못해 7개월여 공석이다. 지역 문화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안 나올 수 없는 실정이다. 대구시는 4대 관장 선임을 위해 지난해 6월과 8월 두차례 공모·심사를 거쳤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6월 공모에는 7명, 8월에는 15명이나 지원했지만 심사위원회는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중견·원로 미술가와 학예연구사들이 지원했지만 모두 탈락한 것이다.

두번의 공모가 무위에 그치자 지역 미술계에 잡음이 많았다. 물론 타 지역도 마찬가지여서 관장 선임과정이 파열음 없이 순탄했던 경우는 거의 없긴 하다. 그래서 대구시는 지금까지 개방형 4호 직위(연봉 하한액 5천870만원)이던 대구미술관장직을 앞으로는 개방형 3호 직위(연봉 6천830만원)로 승격하고 10일간이던 공모 기간도 15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3월 중 4대 관장 3차 공모에서는 반드시 적격자를 찾겠다는 대구시의 의지가 엿보인다.

대구미술관은 대구시가 675억원을 들여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지어 2011년 5월 개관했다. 진입로 공사까지 포함하면 1천500억원이라는 거금이 들어갔고 해마다 미술관 운영에 100억원 넘는 돈이 들어간다. 대구미술관은 접근 불편 등 개선 과제를 안고 있지만 미래가치는 높다. 대구스타디움과 야구장, 수성 알파시티를 망라하는 대구대공원 권역이어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 향후 대구시민의 문화복지 향상에 큰 역할이 기대되는 중요한 시설이다. 대구미술관장직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다.

이런 비중을 감안하면 대구미술관장은 신중히 엄선하는 게 맞다. 초대부터 3대까지 타지 활동 전문가를 초빙한 것도 그런 연유일 것이다. 대구미술관을 국내 대표 미술관으로 성장시킬 역량있는 관장의 조건으로 대구시는 대구 미술에 대한 이해·미술계와의 소통능력을 꼽고 있다.

하지만 대구에도 근·현대미술에 대한 식견, 리더십·책임감을 갖춘 관장 후보감이 없지 않다. 그런데도 못 찾고 있으니 아쉽다. 지금까지 대구 미술계의 이해력·소통력이 부족했고 상대 존중·배려가 없었다는 반성이 통렬한 상황이다. 미술인들의 총의를 모으지도 못했고, 상호비방·각자도생·각개격파 풍토가 만연한 게 사실이다. 대구시 책임도 적지않다. 심사위원 판정이 적절했는지, 미술계보다는 대구시 입맛에 맞는 인선을 고집하지 않았는지 문화계의 지적을 겸허히 되새겨야 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