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규 전 영남일보 주필 별세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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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0 00:00  |  수정 2019-02-20
20190220

대구·경북 언론계의 거목(巨木)으로서 큰 족적을 남긴 박용규 전(前) 영남일보 주필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1938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30여년간 영남일보에 몸담으며 지역 언론발전을 견인한 정론직필의 언론인이었다. 계성고, 영남대 법대·대학원(법학석사)을 졸업한 고인은 1969년 10월 영남일보에 입사해 열정과 실력을 갖춘 기자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고인이 1972년부터 3년6개월간 '고향'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향토사 시리즈는 한국 언론사에서 빛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파괴되던 대구·경북의 유·무형 문화재와 민속, 방언, 전설 등을 보존하기 위해 현장을 누비며 기록·보도한 고인의 기사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고향' 시리즈는 기자가 취재보도한 기획기사로는 국내신문 사상 최대 분량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연재로 고인은 1976년 제9회 한국기자상(취재보도부문)의 주인공이 됐다.
 

고인은 1997년 현장 기자 생활을 접고 논설위원이 됐으나 곧 시련을 맛봐야 했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의 언론 통폐합 조치로 영남일보가 강제폐간 당하면서 매일신문사에서 8년간 더부살이를 해야만 했다. 이후 고인은 1989년 영남일보가 복간하자마자 복귀해 논설주간이 됐고 1996년 주필을 맡아 지역 언론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고인은 2001년 퇴임 이후에도 2016년까지 영남일보 논설고문으로서 활동하며 후배 언론인의 귀감이 됐다.
 

고인은 언론인의 사명을 다하면서도 한편으론 대구시 근대역사관 건립 자문위원, 대구시사·경북도사 편찬위원, 대구시기독문인회장을 맡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도 펼쳤다. 한국기자상, 한국언론대상, 경북문화상, 자랑스런대경인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고인의 저서로는 '대구의 향기', '달구벌', '누워서 꽃 피우는 나무', '무엇으로 보답할까'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아들 대인(창현교회 목사)·대현씨(리케이온학원 대표)와 딸 혜림씨(강화제일교회), 사위 이주호씨(강화제일교회 목사)가 있다. 빈소는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특101호에 마련돼 있으며 장지는 칠곡군 가산산성옆 가족묘원이다. 발인은 22일 오전 8시. 연락처 박대인(010-6268-7368)
 허석윤기자 hsy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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