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파격 출산정책이 인구 감소 막았다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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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2 07:32  |  수정 2019-02-22 08:39  |  발행일 2019-02-22 제8면
■ 市 인구정책 ‘성과’
20190222
문경시장학회 이사장인 고윤환 문경시장이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주고 있다. (문경시 제공)

출산장려금·다자녀 생활장학금 등 문경시의 파격적 인구정책이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1월 문경 인구는 273명이 감소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엔 15명 감소에 그쳤다. 세부적으론 전입 528명을 비롯해 전출 496명·출생 24명·사망 71명이다. 매월 전출·사망자가 전입·출생보다 많았던 추세를 감안하면 감소세가 크게 주춤해진 것.

1월 감소세 주춤…“2월엔 증가”
전국 최고의 출산장려금 지급
부모 부담 덜어줘 호응도 만점

모든 가정으로 산모지원 확대
급식·다자녀 장학금 등도 한몫
아이낳기 좋은 명품도시 우뚝


문경시는 아직 집계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2월엔 인구가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이 유치되거나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사업이 없는데도 이처럼 인구가 줄어들지 않은 것은 문경시 출산장려정책과 특별한 장학금 덕분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전국 최고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문경시 인구정책은 출산·육아에 따른 부모 부담을 크게 덜어주면서 출산 분위기 조성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해 말 출산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올해 1월1일 이후 출생한 신생아부터 2022년 12월31일 출생아까지 출산장려금을 한시적으로 확대 지원해 출산 장려·인구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출산장려금은 현행 첫째 120만원에서 340만원, 둘째 240만원에서 1천400만원, 셋째 600만원에서 1천600만원, 넷째 이상은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출산장려금 지원 대상자 조건도 변경돼 출생일·입양일·전입일 기준 출생아 부모 모두가 6개월 이상 문경에 거주해야 한다. 거주 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6개월이 경과한 날로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시는 2023년 이후엔 내년부터 조성되는 출산장려금 기금으로 지원을 할 계획이다.

문경시는 이와 함께 출산 가정에 전문교육을 받은 건강 관리사를 파견해 산모 산후회복과 신생아 양육을 돕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는 기준중위소득 90% 이하 가정만 혜택을 받았으나 시는 출산일 기준 2019년 1월1일부터 소득기준 관계없이 모든 출산가정으로 확대 지원한다. 문경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산모 중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및 셋째아 이상, 취약계층 가정 등은 내년부터 정부지원금 및 본인부담금 90%(최대 5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중위소득 100% 초과 가정은 기존 받지 못한 정부지원금 바우처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다 전국 처음으로 3명 이상 다자녀의 경우, 모든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문경다자녀 생활장학금’도 인구정책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경시장학회(이사장 고윤환)가 지급하는 이 장학금은 초등생에겐 30만원, 중학생 50만원, 고교생 100만원을 매년 지급하고 대학생에겐 일시금으로 300만원을 식비·생활비 등 생활장학금 형태로 지급한다. 조건은 부모·학생이 문경에 1년 이상 주소를 둔 사람으로 오는 3월부터 선발할 예정이다.

문경시 호계면이 아내의 고향인 전주시의 40대 가장은 최근 문경시로 이주할 것을 신중하게 고려 중이다. 최근 장모로부터 “문경만큼 살기 좋은 곳은 없다”며 이사를 권유받았기 때문이다. 초등생 2명과 중학생 1명, 네살배기 등 네 자녀를 둔 그들 가족이 문경으로 이주할 경우 전입 이사비용 60만원을 비롯해 주택 수리비 100만원을 받는다. 전세로 집을 구하면 전세자금 대출 이자 2년간 50% 지원(최고 100만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경은 고교까지 무상급식이어서 급식비 부담도 전혀 없다. 다자녀 생활장학금은 초등생 2명이 매년 30만원씩, 중학생은 50만원을 받게 되므로 학비 걱정은 거의 없는 셈이다. 문경시청에 찾아가 상담을 한 이 40대 가장은 아예 문경으로 귀농을 검토하고 있다. 문경의 파격적인 인구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출산·육아·학비 등 문제와 관련해 지자체인 문경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머지않아 지자체가 아닌 범 정부 차원에서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문경=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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