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크리드2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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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2   |  발행일 2019-02-22 제42면   |  수정 2019-02-22
代를 잇는 운명의 재대결…‘록키’의 추억, 박진감 넘치는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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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러를 꺾고 헤비급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아도니스 크리드(마이클 B. 조던)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의 멘토이자 스승인 전설적인 복싱 챔피언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의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아도니스는 챔피언이라는 타이틀보다 그 성공의 의미를 찾고 싶어한다. 그런 아도니스에게 우크라이나의 무명 복서 빅터 드라고(플로리안 몬테뉴)가 공개적으로 도전을 신청한다. 그는 아버지(아폴로 크리드)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반 드라고(돌프 룬드그렌)의 아들이다. 이반 역시 록키에게 패배해 모든 것을 잃었고, 아들인 빅터에게 증오와 힘겨운 삶을 강요하며 훈련을 시켜왔다. 이반은 아도니스의 챔피언 등극을 계기로 자신의 명예회복과 가문의 부활을 위해 그와의 대결을 계획한다.

록키가 돌아왔다. ‘록키’ 시리즈의 새로운 부활을 알렸던 전편 ‘크리드’(2015)는 록키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아폴로 크리드의 아들 아도니스를 진정한 복서로 키우는 과정을 담았다. 4년 만에 돌아온 ‘크리드2’에선 아도니스가 아버지를 링 위 쓰러트린 이반 드라고의 아들과 싸우기 위해 실력을 갈고 닦는 이야기다.


꿈을 좇고 정체성 찾기 위해 싸우는 젊은 복서
생존 복싱의 감동…시리즈 주제가 또다른 재



사실 아도니스는 고리대금업 수금이나 하며 소일하던 젊은 시절의 록키를 떠올리게 한다. 아폴로 크리드의 사생아인 그를 매리 앤 크리드(필리샤 라샤드)가 청소년 보호소에서 찾아내 입양해 키웠고, 이 설정은 록키 시리즈의 뿌리가 ‘언더독’(사회적 약자)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록키가 그랬듯 꿈을 좇고 정체성을 찾으며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기회를 얻기 위해 싸우는 젊은 복서가 그 중심이다.

‘크리드2’는 ‘인생은 돌고 돈다’는 화두를 던진다. 아도니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이반의 아들 빅터와 싸우려하고, 날선 집착과 분노만 가득찬 아버지 손에서 자란 빅터는 가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아도니스를 쓰러트려야 한다. 록키의 말마따나 ‘약점이 없는 괴물’같은 무시무시한 빅터지만 정작 그가 원하는 건 가족의 울타리와 사랑이다. 때문에 아도니스와 빅터의 싸움은 정서적인 퍼즐 속 잃어버린 조각을 찾는 과정이자, 두 개의 다른 세대와 상징적인 인물들을 연결하기 위한 필요 불가결한 선택이 되었다.

영화가 익숙한 스포츠 영화의 문법에서 벗어난 이유일 것이다. 다분히 셰익스피어적인 이 이야기는 아버지들이 남긴 과제에 갇혀 같은 비극으로 연결될 수 있는 크리드와 드라고의 대결이 한 축을 이루지만, 보다 중요한 핵심은 인물 간의 관계이며 그 여정을 통한 회귀다. 아도니스가 비앙카(테사 톰슨)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가족을 구성하는 모습까지 포함해서다.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재대결은 ‘록키’를 추억하고 싶은 관객에게 충분히 만족할 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록키’ 시리즈의 주제곡 ‘Going the Distance’의 등장도 반갑고, 원초적이면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은 역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휴먼 드라마가 선사하는 감동 속 생존 복싱이라는 점에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가족과 사랑이라는 테마를 베이스로 다양한 드라마적 요소가 담겨있는,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성공한 스포츠 영화 시리즈의 성공적인 부활이다. (장르:액션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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