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요청하기 무섭게…文정부 ‘수도권 규제완화’ 착수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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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23   |  발행일 2019-02-23 제1면   |  수정 2019-02-23
“하이닉스 용인 입지 필요성 인정”
산업부 ‘산단 확대’ 절차 들어가
구미시, 정부에 우려·유감 표명
시민들은 “짜고 친 고스톱” 비난

문재인정부가 지방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2일 수도권 규제완화에 본격 착수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경기 용인으로 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영남일보 2월22일자 1·3면 보도)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구미시와 시민들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3면에 관련기사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산업단지 공급물량 추가 공급(특별물량)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청 부지는 용인 원삼면 일대 약 448만㎡(약 135만평)다. 산업부는 특별물량 요청 이유로 △국가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점을 비롯해 △향후 4차 산업혁명 본격화에 따른 반도체 시장의 지속적 성장이 전망되는 점 △반도체산업 경기 둔화 및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비춰 지금이 미래시장 선점과 경쟁력 유지·강화를 위한 투자 적기인 점 등을 들었다. 특히 기존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 우수 전문인력 확보, 기존 SK하이닉스 공장과의 연계성을 감안했을 때 수도권 남부 용인지역의 입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련 절차를 거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첫 번째 반도체 공정실(FAB)은 이르면 2022년쯤 착공돼 2024년부터 본격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월 최대 80만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재·장비분야 국내외 협력업체 50개 이상이 입주하는 등 1만7천여명의 신규 직접고용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미시민들은 “정부가 특정 지역을 사전에 정해놓고 언론 플레이와 같은 반칙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구미시민 최모씨는 “SK하이닉스 요청 이틀 만에 수도권 규제완화에 착수한 것은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풀어주기로 일찌감치 방침을 결정해 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세용 구미시장도 이날 구미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43만 구미시민은 정부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에 강한 우려와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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