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시간 詩 70편에 담아…중학교 졸업기념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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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 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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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덕화중 졸업생 배민경양

출판사 작가발굴 대상에 선정

국어교사·친구 도움으로 책내

“혼자 노력으로 2집도 내볼 것”

배민경양이 자신의 시집을 낸 달구북출판사 최문성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달 19일 오후 1시쯤 대구 수성구 달구북출판사 사무실에서 만난 배민경양(16)은 3월이면 고교 새내기가 되는 앳된 여학생이자, 최근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배양은 지난달 7일 중학교 졸업을 기념해 시집 ‘I’m 나는 언제나 나이고 싶었다’ 초판을 냈다. 이 시집이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출판을 위해 물심양면 힘써주신 덕화중 국어교사, 최소한의 인쇄비만 받은 달구북출판사 최문성 대표, 시집에 예쁜 삽화를 그려준 친구 이고은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에 더 값진 일이다.

작년 가을 추리소설가, 비평가, 작가, 시인 등을 꿈꾸거나 책읽기에 관심이 많은 대구 덕화중 학생 5명은 국어교사의 안내를 받아 달구북출판사를 찾았다. 최 대표는“당시 사회적 기업의 소셜미션으로 지역의 학생과 청년작가 발굴을 위해 ‘출판아카데미’를 기획했다. 그러던 중 배양의 작품이 눈에 띄었고, 200여편의 시 중 70여편을 엄선해 출판된 시집은 ISBN 등록까지 완료됐다”고 말했다.

배양의 시심은 외롭고 어두운 면이 많다. 어린 시절 맞벌이로 바쁜 부모로 인해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돌봄의 대상인 두살 어린 남동생과 덩그러니 놓여 있는 집은 우울감의 표상이었다. 잦은 이사로 초등학교 때 전학을 세 번이나 했다.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순조롭지 못했다. 외톨이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드는 시간이 많았다. 우울감이라는 주요 감정은 세상에 고립된 듯 배양의 시심을 자극했다.

배양의 성장통은 ‘인생의 목차’라는 시 “엄마와 아빠의 사랑 속에서 태어나/ 사람들 속에 섞여서 사회라는 것을 배우고/ 그렇게 한 명의 사람은/ 부모가 되었고/ 부모가 되어서/ 가족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렇게 늙어서 침대에/ 누워 있을 때쯤/ 인생이라는 책의 한 문장을/ 드디어 이해했다”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배양은 중2 때부터 일기장, 노트에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하면서 시작된 시 작품이 200여편이 됐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 이외에도 트위터나 채팅창을 통해 90여편의 시를 쏟아내 듯 띄우고 있다.

시집출판을 통해 부쩍 성장했다는 배양은 어린 시절 음식을 요리하는 셰프의 꿈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요리하는 시인이 되기 위해 진로를 문예창작과로 바꿨다. 이번 시집은 부모와 국어교사의 후원으로 출판했지만, 준비 중인 2집은 자신의 힘으로 낼 예정이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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