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디서든 2시간 내 접근”…부지 영구 무상사용 가능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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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3   |  발행일 2019-03-13 제12면   |  수정 2019-03-13
상주 축구종합센터 유치 박차
20190313
지난 2일 열린 프로축구 상주 상무와 강원FC의 홈 개막전에서 시민들이 축구종합센터 유치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상주시가 제작한 상주 축구종합센터 조감도. <상주시 제공>

[상주] “신청 마감이 임박한 상황에서 준비했지만 24곳 제안서 가운데 가장 내실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만큼 상주가 축구종합센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올인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도 적극 동참해 주십시오.” 황천모 상주시장은 최근 3·1절 관련 행사에서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모든 시민이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부응하듯 상주시내 간선도로변과 교차로는 축구센터 유치를 염원하는 현수막으로 물결을 이뤘다.

이 같은 열기는 당장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과 응원으로 표출됐다. 지난 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상주상무와 강원FC의 홈 개막전엔 유료 관중만 5천327명에 이르렀다. 관중 상당수는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축구경기보다 종합센터 유치를 외치기 위해 나온 것 같았다. 적지 않은 사람이 ‘축구종합센터 유치는 상주로’라는 피켓을 흔들며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상주”라고 외쳤다. 축구동호인·공무원들은 어깨띠를 맸다. 관중석 중앙에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상주가 최적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카드섹션을 벌였다.

상주의 축구종합센터 신청 부지는 사벌면 화달리와 엄암리 일원이다. 이곳은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 IC·지방도 96호선 등 반경 5㎞ 이내에 광역교통망·간선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주요 고속도로가 교차하고 나들목이 6곳에 이른다.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경북도청과 대구·대전·청주 등 주요 도시와의 거리가 1시간 정도다. 전국의 프로 축구팀 연고지도 모두 2시간대 안에 위치한다. 향후 문경~상주~김천 고속화 전철사업이 완료되고 대구국제공항이 군위·의성으로 이전할 경우 철로와 하늘길도 크게 편리해진다.

삼백의 고장 상주는 쌀·곶감·누에를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많다. 우선 프로축구팀 상주상무 운영이 좋은 예다. 재정자립도가 전국 시 단위 지자체 최하위이고, 인구도 10만명이 무너진 상주에서 프로축구팀이 운영되는 것은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다. 연 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 구단 운영을 두고 그동안 시민들 사이에서 갈등도 많았다. 특히 2011년 운영을 시작할 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상주시는 프로축구팀을 성실하게 운영해 왔다. 9년이 지난 지금엔 상무와 상주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비록 군인들로 구성된 팀이지만 상주시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였으며, 어느덧 상주를 ‘축구의 고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축구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엔 ‘삼백’보다 ‘상무’의 고장 상주시로 인식돼 있다. 상주지역 한 축구 동호인은 “꿈보다 해몽이 될지 모르겠으나 상주가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할 일이 생기려고 그동안 힘들지만 끈질기게 상무를 운영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축구선수는 모두 상주상무를 거쳐갔다. 베트남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도 상주상무 감독을 맡은 바 있다.

프로축구팀은 지역의 축구인재 육성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상무는 초·중·고 3개 학생 팀을 육성 중이다. 이 유소년 축구팀에 들어가기 위해 전국의 축구 꿈나무들이 상주로 몰려 들고 있다. 이들은 상주상무 유소년 축구단 소속으로 축구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축구 붐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신청 부지 편리한 교통 내세워
프로축구팀 상무 운영 노하우
지역 축구인재 육성에도 기여

축구協 계획 부지보다 더 넓고
대부분 국·공유지로 매입 용이
기반시설 설치 산단 수준 지원


상주시는 이번 축구센터 공모에서 20년 이상 또는 영구 사용(지상권 설정)할 수 있도록 부지를 제공하고 건립 비용 및 기반시설 지원 등 파격적 조건을 제시했다. 시가 제공하려는 부지는 43만㎡로 축구협회 계획 부지보다 10만㎡가 더 넓다. 특히 부지 대부분이 국·공유지(94.4%)여서 매입이 용이하다. 부지 용도도 계획관리지역이어서 개발 여건이 뛰어나다.

상주시는 축구종합센터 건립 때 취득·등록세를 면제하고 이전 재원 부족액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기반시설 설치 비용을 산업단지 수준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방세·농지전용부담금 감면을 비롯해 주택 우선분양 및 임대주택 우선입주 지원, 독신자 기숙사 건립 지원 등 혜택도 내놓았다.

상주시는 그동안 경북도청·혁신도시·경마공원 등 대규모 사업에 뛰어 들었다가 탈락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모두 2위로 탈락했다. 그중엔 석연치 않은 심사로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보상은 받지 못하고 있다. 교통안전체험센터·웅진폴리실리콘이 청리면 산업단지에 입주하긴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웅진폴리실리콘은 도산해 이름조차 남아있지 않으며, 시가 수백 억원을 지원한 교통안전체험센터는 용두사미가 되어 존재감이 잃은 지 오래다.

상주 시민들 입장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상주 낙동강가에 자리한 공군사격장에 대한 보상이다. 시가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지도, 중앙정부도 이에 대한 보상을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공군사격장은 1957년 중동면 간상리 산182 일원에 800만㎡ 규모로 미국 공군에 의해 설치됐다. 1970년부턴 한국 공군이 전투기 사격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사격훈련으로 주민들은 소음·오발탄 사고 등 피해를 60년 넘게 받아오고 있다. 일각에선 보상 차원에서라도 축구종합센터를 상주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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