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중앙공원 민간개발사업 시의회 반대로 2년동안 보류

  • 백종현
  • |
  • 입력 2019-03-14 07:47  |  수정 2019-03-14 07:47  |  발행일 2019-03-14 제13면
주택 공급 과잉 우려로 유보
2017년 이어 이달초 또 미뤄
“의결권 방치 직무유기” 비난
일몰제 적용땐 난개발 우려
구미 중앙공원 민간개발사업 시의회 반대로 2년동안 보류
구미시가 지난해 10월 주민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미중앙공원 민간공원조성사업 1차 주민설명회를 열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구미] 15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을 앞두고 구미시 민간공원 조성사업(영남일보 3월8일자 7면 보도)이 낮잠을 자고 있다. 주택 과잉공급을 우려한 일부 시의원의 반대로 2년째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의 근본적인 권한인 의결권 행사가 장기간 방치되자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구미시의회가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결정하는 의결권을 제때 행사하지 않는 데 대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난하고 있다.

◆민간공원 조성사업 현황

구미지역 20년 이상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32곳(10㎢)으로 78.5%가 사유지다. 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을 공공형으로 조성할 경우 최소 5천2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연간 50억원 규모 공원 예산으론 사실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구미시는 2015년부터 면적이 넓은 동락공원·꽃동산공원·중앙공원에 대한 민간공원 개발을 시작했다. 임수동 동락공원(8만3천㎡)은 2015년 12월 민간공원 우선 사업예정자 선정 이후 보완자료 미비로 지난해 12월 사업예정자 지정이 취소됐다. 도량동 꽃동산공원(75만㎡)은 2017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법적 문제에 휘말려 더 이상 추진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진행되는 중앙공원(65만6천㎡)은 2016년 10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이어 2017년 6월 구미시와 업무협약을 맺었으나 구미시의회가 동의안 처리를 2년간 보류한 상태다.

◆중앙공원 개발 보류된 까닭

구미시는 2016년 9월 구미 송정·형곡·광평·사곡동 일대에 8천202억원을 투입하는 중앙공원 조성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한 달 뒤인 10월엔 제안심사를 거쳐 <주>다원에코시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이듬해 2월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까지 마쳤다. 형곡동 일대 중앙공원엔 648억원을 들여 대형 스포츠센터·힐링초화원·달빛분수광장·교과서식물원 등을 조성하고, 비공원지역엔 7천554억원의 민간 자본을 투입해 3천493가구의 주택을 세우는 게 골자다.

하지만 구미시의회는 2017년 4월 열린 제212회 임시회와 6월 제214회 정례회에서 뚜렷한 명분없이 ‘구미중앙공원 민간공원 조성사업 협약서 동의안’ 처리를 보류시켰다. 같은 해 11월 열린 제217회 임시회 간담회에선 ‘시민 여론 수렴에 필요한 공청회·여론조사가 필요하다’며 동의안 본회 상정을 유보시켰다. 지난 7일 시작한 제229회 구미시의회 임시회 간담회에서도 동의안 상정을 4월 임시회로 또다시 미뤘다. 임시회가 열리기 전에 안건을 알려주는 구미시의 사전 설명 부족도 한몫했다. 중앙공원 개발사업 의결권을 가진 구미시의회의 소신 없는 결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 이유다.

◆조성 지연 땐 난개발 우려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을 앞둔 구미시내 도시공원엔 사유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토지 소유자들이 사유재산권 행사를 앞세워 일반인 출입을 막고 있지만 법적인 효력은 전혀 없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토지는 땅 주인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출입을 제한할 수 없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턴 땅 주인이 일반인의 출입을 정당하게 막을 수 있는 사유재산권 행사가 정당해진다. 1999년 헌법재판소가 사유재산 침해와 관련된 도시계획시설 지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어 내년 7월1일엔 자동으로 해제된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이 한꺼번에 풀리면 난개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백종현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