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김정은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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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5

나경원 의원과 설전하는 홍영표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연설 발언 파장이 만만찮다. 지난 12일 발언 당일은 물론 이튿날까지 이 말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및 뉴스검색어 상위 순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나경원 연설’ ‘나경원 친일파’ ‘나베’같은 검색어도 온종일 SNS에 회자됐다.

나 의원은 일단 노이즈마케팅에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나 의원의 발언을 빗대어 “일왕생일 축하연에 참석했던 나 의원이 ‘아베의 수석대변인’이란 말을 들으면 좋겠느냐”라고 비꼬아 눈길을 끌었다.

나 의원 때문에 ‘블룸버그 이유경기자’도 떴다. 블룸버그통신 한국주재기자인 그는 지난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말을 처음 썼고, 지난달 나 의원과 단독인터뷰를 한 게 누리꾼에 의해 드러났다. 이 기자는 졸지에 SNS 등에서 ‘나경원 수석대변인’이 돼 버렸다. 어쨌든 나 의원은 이 발언으로 3개월 만에 겨우 문을 연 국회의 파행 빌미를 제공했다.

나 의원은 12일 대표연설에서 ‘좌파’와 ‘종북’이란 단어를 각각 11번, 3번이나 언급했다. 그나마 ‘빨갱이란 표현은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라고나 할까. 사실 빨갱이로 가장 곤욕을 치렀던 김대중 대통령도 실제 ‘평화주의자’였지 빨갱이는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발언도 사실 선동정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국민은 전쟁방지, 비핵화, 한반도평화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노력과 열정을 이해하고 성원한다. 하노이협상 결렬로 평화통일을 향한 시곗바늘이 늦춰졌을 뿐, 인내심과 희망을 갖고 지켜보는 이들에게 나 의원의 이날 발언은 ‘색깔론 재탕’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국민은 품격있는 국회연설을 들을 권리가 있다.

그렇다고 이날 나 의원의 발언에 즉각 “국가원수 모독”으로 대응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도 적절치 못했다. 딱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 정도로 그쳤어야 했다. 지금은 유신과 군부독재시절이 아니지 않는가. 국가원수 모독죄는 31년 전에 없어졌다. 나 의원의 발언을 지지하며 “속이 후련하다” “강펀치를 날렸다”고 한 누리꾼도 적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만약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있다면 나 의원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응대했을까 싶다. “한반도 평화통일과 번영을 위해선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모욕적인 발언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면서 정면돌파하지 않았을까. 국민은 품격과 위트, 당당함이 있는 정치를 보고 싶다. 박진관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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