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정치인 출신의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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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18   |  발행일 2019-03-18 제31면   |  수정 2019-03-18
[월요칼럼] 정치인 출신의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김진욱 고객지원국장

2014년 6월 대구시장 선거가 끝난 뒤, 권영진이 당선된 이유가 뭔지 여러 해석이 있었다. 서울부시장을 한 권영진의 경력을 꼽는 사람이 있었고, 대구사회의 혁신을 기치로 내세운 그의 선거전략이 먹혔다는 분석도 있었다. 내가 공감하는 해석은 이랬다.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서울에서 선거를 치러봤기 때문에, 유권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알았다는 것. 스킨십이 탁월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권영진에 대한 나의 경험과도 일치한다.

나는 권영진을 2014년 1월 처음봤다. 이후 선거 전까지 여러명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그를 세번 봤다. 세번째 보던 날, 그는 당시 나의 직책인 ‘영남일보 광고사업국장 김진욱’으로 정확하게 기억했다. 훗날 권영진 선거캠프 인사에게 들은 이야기다. “권영진은 선거때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 무척 노력했다.” 자기를 기억해주는 사람에게는 호감이 갈 수밖에 없다. 서울에 살다 대구에 온 지 6개월여 만에 대구시장이 된 밑바탕엔 그의 탁월한 스킨십이 있었다고 난 본다. 당선된 이후 권영진은 역대 민선 대구시장 중 시민과의 스킨십을 가장 잘하는 시장으로 내 눈에 비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난 건 2007년 내가 경북도청 출입기자였을 때다. 당시 그는 정무부지사(지금의 경제부지사)였다. 경북도청을 출입한 6개월 동안 간혹 그를 보면서 언젠가는 정치를 할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치인의 스킨십을 갖고 있었다. 예상대로 그는 3선 국회의원을 거쳐 도백이 됐다.

요즘 ‘역시 이철우’라고 느낀다. 오늘처럼 월요칼럼이 신문에 나오는 날, 이철우 도지사가 보낸 문자를 받은 적이 두번 있다. 문자를 보낸 시각이 한번은 오전 5시40분쯤이었고, 또한번은 오전 6시10분쯤이었다. 관사로 배달된 영남일보를 보고 문자를 보낸 것이다.

그가 나한테만 특별하게 문자를 보내는 게 아니라는 건 너무 잘안다. 그가 문자를 보내고 통화하는 수많은 언론인, 지지자 중 한사람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른 시간에, 그것도 내가 쓴 칼럼을 사진까지 찍어 첨부하는 그의 정성에 고마워한다.

권영진과 이철우 이전의 민선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모두 관료출신이었다. 정치인 출신의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함께 출범했다. 정치인 출신은 상황에 따라서는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깰 줄 안다. 정치적인 제스처도 강하다. 무엇보다도 유권자와의 스킨십은 탁월하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동반성장을 위해 ‘일일 이철우 대구시장’ ‘일일 권영진 경북도지사’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인 출신답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문화체육국장을 1년간 교환 근무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정치인 출신 시·도지사의 행보에 후한 점수를 준다.

그런데 정치인 출신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의 진면목을 보여줄 곳이 있다. 대구공항 통합이전 문제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권영진 시장과 이철우 도지사는 의기투합하고 있다. 통합신공항은 지역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형 프로젝트다. 찬반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부산·울산·경남의 가덕도신공항 추진이라는 초대형 변수도 생겼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이 성사되려면 대구경북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야 한다. 통합이전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요구하는 주민이 많지만, 반대하고 걱정하는 지역민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치인들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를 만나는 것에도 익숙해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통합이전을 해야 하고, 그게 가능하다는 분명한 논리를 갖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이 직접 통합이전을 반대하는 단체와 주민을 만나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경험했고, 많은 지역민이 경험했던 그들의 스킨십이라면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치인 출신 시장과 도지사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진정한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방침과 다른 결정까지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정치도 꿈꿀 수 있다.김진욱 고객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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