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反체제인사 탄압 비밀공작 개입”

  • 입력 2019-03-19 00:00  |  수정 2019-03-19
■ NYT, 美기밀자료 인용 보도
“최측근이 관리하는 특수공작팀
반대파 감시·납치·구금·고문
카슈끄지 살해사건에도 연루”
“사우디 왕세자, 反체제인사 탄압 비밀공작 개입”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부터 반체제 인사의 감시·납치·구금·고문 등의 비밀공작에 개입한 사실을 미국 정보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빈 살만 왕세자가 작년 10월 발생한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몸통’이라는 추측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각)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이러한 내용의 미 정보당국 기밀 보고서의 존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는 이러한 비밀공작은 사우디 신속개입팀(the Saudi Rapid Intervention Group)에 의해 수행됐다. 팀원 중 일부는 2017년부터 적어도 수십건의 관련 공작에 개입했으며, 이들이 카슈끄지 살해에도 연루됐다고 이들 관료는 전했다.

이들의 임무 중에는 다른 아랍국가에 체류하는 반체제 인사의 사우디 강제 송환과 구금, 재소자들에 대한 고문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일부 재소자 고문은 빈 살만 왕세자와 그의 부친인 살만 국왕이 속한 왕궁건물에서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은 지나치게 많은 공작을 수행한 나머지, 팀장이 이드 알피트로(Eid al-Fitr·이슬람 문화권에서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끝내고 여는 축제)를 위한 보너스를 지급할 수 있는지를 빈 살만 왕세자 최측근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해당 팀은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았으며, 그의 ‘오른팔’인 사우드알-카타니에 의해 관리됐다. 알-카타니는 카슈끄지 살해의 총책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전부터 광범위한 수준의 반체제 인사 탄압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특히 2017년은 빈 살만 왕세자가 왕위 계승 작업 과정에서 권력을 공고히 하고자 반대파를 극심하게 탄압하던 때라고 신문은 전했다.

사우디는 그해부터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하던 인사는 물론 체제에 위협 요소로 인식되던 종교지도자, 지식인 등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였다.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총영사관에서 무참히 살해된 뒤 시신이 훼손된 카슈끄지사건도 이러한 와중에 발생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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