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공습으로 ‘홈트족’용품 판매는 웃는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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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1 08:03  |  수정 2019-03-21 08:03  |  발행일 2019-03-21 제19면
야외 여가활동 줄고 실내스포츠 인기
홈트레이닝 의류·운동기구 수요 증가
요가복 등 판매량 전년동기比 55% 늘어
유통업체들 팝업 구성 등 이벤트 앞장
초미세먼지 공습으로 ‘홈트족’용품 판매는 웃는다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운동복은 물론 실내 자전거 등 홈트레이닝 관련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을 찾은 한 고객이 홈트레이닝을 위한 실내자전거를 타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20일 오전 11시 대구 전역에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 시각을 기준으로 대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6㎍/㎥로, 세계보건기구 기준치(25㎍/㎥)의 3배 정도에 해당한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도 변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바깥활동이 늘어나는 봄을 맞아 패션 부문에 있어서도 소비자의 구매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아웃도어의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기능성 레깅스, 요가복 등 실내 트레이닝 관련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건강을 챙기기 위해 외출을 꺼리고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홈트레이닝 기구 등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기록적인 미세먼지 탓에 야외 활동 대신 실내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홈트레이닝복’ 판매가 늘고 있다. 또 외출에 제한이 생기면서 각종 실내 스포츠가 여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어 이와 관련된 상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시간, 공간적 제약이 없으며 SNS 등 사회망이 발달함에 따라 비대면 방식으로 일상을 해결하는 ‘언택트(Untact)’ 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날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한달간 요가복, 필라테스 등 트레이닝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이상 늘었고 러닝화, 마스크 등 스포츠용품 역시 25%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대구점 7층 ‘피트니스 스퀘어’ 편집숍은 피트니스와 요가의류, 용품 등 총 14개 스포츠 전문브랜드의 제품을 한 곳에 모아두었다.

‘홈트레이닝족(홈트족)’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고객이 운동기구를 살펴보고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요가 브라 및 레깅스를 30~40% 할인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최근 초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린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홈트레이닝 관련 제품 매출만 30% 이상 높아졌다. 이 기간 ‘피트니스 스퀘어’의 대표상품인 ‘피쿡 스마트 체지방 체중계’는 100개 넘게 판매되며 실내 운동 후 체지방을 측정하려는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디다스, 스파이더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도 지난해보다 홈트레이닝 관련 의류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아디다스’는 쿠션감과 탄력감이 탁월해 러닝머신용으로 적합한 러닝화 판매가 동기간 대비 20% 이상 증가하고 있고, ‘스파이더’도 최근 2개월간 홈트레이닝복의 매출 비중이 전체 상품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강은성 남성스포츠 팀장은 “홈트레이닝복 시장 자체가 확장됨에 따라 브랜드별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한자리에서 의류, 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에서는 스포츠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기능성 브라탑, 필라테스, 남·여 레깅스 등의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스포츠 관련 매출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미세먼지가 연일 이슈가 되고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홈트레이닝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내운동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이러한 분위기는 매장 상품 진열이나 제품 구성에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대백프라자 6층 데쌍트 매장에서는 요가, 크로스핏, 짐트레이닝, 필라테스 등 실내 운동을 위한 기능성 제품을 매장 한가운데 전시하고 있고, 다른 스포츠 매장에서도 남성용 레깅스 등 다양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제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기능성이 강화됐다. 대백프라자 6층 요가·피트니스 전문 매장인 옴니 브랜드에서도 최근 요가복을 찾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요가 매트(180㎝X60㎝) 30% 할인 행사와 함께 요가매트, 요가블럭 등 관련 용품 구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능성 제품과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도 홈트레이닝과 일상복으로 착용할 수 있는 레깅스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성도 높이고 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이규호 스포츠 파트매니저는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며 “이에 맞춰 상품과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도 피트니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에선 아령·케틀벨 등 홈트(홈트레이닝)용품 매출의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지난해 7.3%, 올 1~2월 5.6%씩 증가했다. 대구신세계도 보디 스튜디오 편집숍을 꾸렸다. 이달 말까지 명품 피트니스 기구 테크노짐 헬스용품 팝업 매장도 진행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홈트레이닝을 즐기는 고객들에게 좋은 구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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