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병대 항공단 설립 추진…주민 반발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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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2 07:33  |  수정 2019-03-22 07:33  |  발행일 2019-03-22 제7면
작년부터 준비 2021년 창설 예정
1사단에 이착륙장 등 설치 계획
주민 “막무가내 사업 제동 걸 것”

[포항] 해병대가 포항에 상륙헬기 항공단 설립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우려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21일 해병대·포항시 등에 따르면 해병대는 2018년 1월 초부터 1사단에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배치하고 항공단 창설 준비에 들어갔다. 2021년 창설 예정인 해병대 항공단은 포항공항 안에 헬기 이착륙장과 격납고·정비시설·생활관 등을 설치하고 상륙기동헬기 20여대를 배치·운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 마린온 1·2호기 인수식을 통해 45년 만에 자체 항공 전력을 확보한 해병대는 향후 항공단 창설로 독자적 상륙작전 반경 확대와 기동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소음 피해 등을 걱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공항 인근 주민은 “오랫동안 민간항공기와 전투기·헬기 등 항공기 소음에 시달려 왔는데, 헬기 항공단까지 들어온다면 소음공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피해를 막을 대책조차 없는 헬기부대 건립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포항시의원(청림·제철동·동해면)은 “항공단 창단에 따른 주민 설명회도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점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포항공항 인근엔 10만여명의 주민이 밀집한 지역이다. 지금도 주민들은 민간항공기와 군용기, 해군 6항공전단 헬기 운용에 따른 소음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허남도 포항시의원(청림·제철동·동해면)도 “지난해 지방선거를 틈 타 해병대 측이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해면의 경우엔 대규모 주택 단지 유치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면서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산악 등 민가가 없는 곳에 항공단을 설치하는 게 바람직하다. 향후 동해·청림·구룡포 등 인근 주민들과 연대해 집회를 갖는 등 해병대의 막무가내식 사업 추진에 강력하게 제동을 걸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집단 반발에 해병대 항공단창설준비단은 지난 19∼20일 포항 남구 동해면 행정복지센터와 청림·제철동행정복지센터에서 항공단 창설과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의견 수렴 없이 공사를 시작한 해병대 측에 건설 반대 뜻을 강하게 나타냈다.

이에 대해 해병대사령부 측은 “외부에 기지를 신설하는 것이 아니고 기지 내에 증축하는 것이다. 사전에 설명을 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며 양해를 부탁한다”며 “주민 의견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의견 수렴을 통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민·관·군협의체를 구성해 주민과의 갈등을 좁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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