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준비한 질문자료 ‘김학의 수사은폐 연결고리’가 현황판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이어진 올해 첫 대정부 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경북(TK) 의원들은 주로 문재인정부의 대북 및 경제 정책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대북정책의 경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이 TK의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으며, 악화된 각종 경제지표도 경제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빌미가 됐다. 답변에 나선 이낙연 국무총리 등 각료들은 지적사항에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정책기조는 고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의원들 공격에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 총리를 향해 “헌법 89조에 의하면 군사에 관한 중요 사항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남북 비행 금지 구역 설정 등 안보 관련 결정을 내리면서 국무회의 심의를 안 거쳤다”면서 “이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며 탄핵사유”라면서 ‘탄핵’을 거침없이 거론했다.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동남아 이주를 문제삼아온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은 이 총리에게 “항간에는 문 대통령의 사위가 이스타항공과 합작을 염두에 두고 태국자본이 만든 회사에 취직했다고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이스타항공 설립자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에게 한자리(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를 챙겨준 대가로 사위를 취직시킨 것 아닌가”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총리는 “이상직 이사장은 그 부분에 오랜 경험이 있어 공단 이사장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맞받았다. 그럼에도 곽 의원은 언론보도 내용이 아닌 자체 취득한 정보로 청와대를 압박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국방부 차관 출신의 백승주 의원(구미시갑)은 외교·통일·안보 분야 질문에서 세밀한 내용을 파고들어 각료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백 의원은 특히 정경두 국방장관이 ‘서해수호의 날’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불미스러웠던 남북 간의 충돌들”이라면서 ‘쌍방과실’을 시사하자 “도발이냐? 충돌이냐?”라면서 장관의 관점을 문제삼았다. 한국당은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을 문제삼아 22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강효상 의원(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은 특유의 신랄한 어조로 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몰아붙였다. 그는 “미국도 북한도 듣지 않는 제안을 자꾸 하지 말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 북한을 설득하라”고 내지르자, 이 총리가 “그걸(대북특사)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뜻밖의 긍정답변을 듣기도 했다.
경제분야 질문에서 송언석 의원(김천)은 문 정부 경제정책의 최대 약점인 일자리 문제를 집중 공략했다. 송 의원은 ‘귀농귀촌’을 겨냥해 “10만명, 11만명을 넘는 이런 숫자가 왜 나오는지에 대해 명확한 원인 분석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악성 소득 양극화’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이 총리는 송 의원이 전 정부의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것을 겨냥해 은근히 ‘공동책임론’을 제기하자 “이전 정부에서 잘못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정권을 바꿨다. 새 정부는 잘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더 못하고 있지 않나”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