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창 퍼포먼스·트로트 오디션 ‘새 음악예능 기지개’

  • 윤용섭
  • |
  • 입력 2019-03-25 08:25  |  수정 2019-03-25 08:28  |  발행일 2019-03-25 제23면
20190325


음악 예능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 연말 오디션 프로그램 SBS ‘더 팬’을 시작으로 각 방송사가 앞다퉈 론칭한 다양한 포맷의 음악 예능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호응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미국에 포맷 수출한 MBC ‘복면가왕’은 올 초 현지에서 리메이크돼 대히트를 기록했다. 음악 프로그램도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있어야 시청자가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음악 예능은 시청자들이 향유할 수 있는 보편적 접근성이 용이한 만큼 음악의 장르적 다양성과 함께 프로그램 포맷의 변화가 요구된다.

고등래퍼 시즌3·프로듀스X 101
방송 전부터 기대·관심 ‘한몸에’
‘팬 떼창’ 300엑스투, 시즌2 앞둬
내일도 미스트롯, 8%대 시청률

MBC 복면가왕 포맷 美에 수출
올초 현지서 리메이크돼 대히트

◆글로벌 포맷 수출로 한류에 불 지펴

“글로벌 포맷 시장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SBS를 방문한 바니제이 그룹의 뤼시 가부르댕 글로벌 개발 총괄은 K-포맷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파리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포맷 프로덕션업체인 바니제이 그룹은 다양한 음악 예능 중에서도 ‘팬덤이 중심이 되는 포맷’을 지향해왔다. 2017년 8월 서울에서 열린 1차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이 개념을 처음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그 결과물이 SBS와 공동으로 개발한 오디션 프로그램 ‘더 팬’이다. ‘더 팬’은 처음부터 글로벌 포맷 수출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가부르댕 총괄은 “예전에는 기획사에서 만들어 낸 스타가 중심이었지만 요즘은 팬들이 스타 탄생에 관여하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래서 팬을 중심으로 한 포맷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음악은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넘어 누구에게나 통하는 콘텐츠다. 때문에 독창성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한국 콘텐츠와 포맷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었다. 2017년 ‘C21 포맷 리포트’가 한국을 글로벌 포맷계의 강자로 지목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포맷 수출이란 예능, 드라마 등의 콘텐츠 기획, 구성, 제작 방식 등을 판매하는 것이다.

MBC ‘복면가왕’은 포맷 수출의 실질적인 사례다. 지난 1월 미국 지상파 FOX에서 첫 방송된 ‘복면가왕’의 미국판 ‘더 마스크드 싱어’는 현지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포맷 수출의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미국 예능 ‘아메리칸 아이돌’이 한국에서 ‘슈퍼스타K’로 재탄생해 인기를 모았다면 이젠 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드라마·영화와 달리 예능 포맷의 북미 시장 진입은 쉽지 않았다. 앞서 CJENM의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등 세계 9개 나라에 팔리고 ‘복면가왕’ 역시 미국 리메이크 방영 전에 영국, 프랑스 등 20여 개국에 선판매된 것과 비교해도 그렇다.

하지만 ‘더 마스크드 싱어’를 계기로 북미 시장도 한국의 예능 콘텐츠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더 마스크드 싱어’는 미국 전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중 7년 만에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1위는 물론 광고주가 가장 선호하는 연령층(18~49세) 시청률이 3.0%를 기록하며 뜨거운 현지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국에서 가장 핫한 드라마 ‘빅뱅이론’ 시즌12의 시청률이 1.0%인 것을 감안해보면 ‘더 마스크드 싱어’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짐작해볼 수 있다. USA투데이는 “피와 폭력 없이 노래만으로 ‘왕좌의 게임’을 보는 듯 스릴과 두근거림을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신작 음악 예능, 시청자들 사로잡다

신작 음악 예능의 선전도 주목된다. 2017년 첫 방송 때만 해도 관심 밖이었던 Mnet ‘고등래퍼’는 ‘쇼미더머니’ 못지않은 화제성을 낳았다. 양홍원, 최하민 등 뛰어난 실력의 래퍼들을 발굴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시즌 2에선 10대의 우상이 된 김하온을 포함해 이로한, 이병재 등이 유수의 힙합 레이블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지난 2월22일 시작한 시즌3는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MBC ‘킬빌’은 국내 최정상급 힙합 가수들의 경연을 다룬다. 양동근, 도끼, 제시, 산이, 치타, 리듬파워, 비와이 등이 출연해 불꽃 튀는 랩 전쟁을 펼치고, 최후의 승자에게는 빌보드의 제왕 DJ 칼리드(DJ Khaled)와 컬래버레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남녀 가수들이 모여서 최적의 듀엣 파트너를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린 KBS ‘입맞춤’은 화려한 무대 탄생과 함께 합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그들의 ‘썸’에도 초점을 맞춰 흥미를 더하고 있다.

블루오션으로 눈을 돌린 곳도 있다. TV조선은 트로트 장르에 국한한 오디션 예능 ‘내일도 미스트롯’을 선보였다. 대중에게 친숙하지만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트로트 시장에서 오디션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톡톡 튀는 매력의 10대부터 직장인, 현역 가수까지 참가자의 면면도 다양하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률은 단숨에 8%대를 넘어섰다.

‘떼창’ 퍼포먼스로 뮤지션과 팬들의 무대를 담는 tvN ‘300엑스투’도 시즌2로 돌아온다. 5월 방송예정인 ‘300엑스투’는 뮤지션 두 팀이 대결을 이뤘던 시즌1과 달리 한 팀만 등장해 ‘떼창’ 퍼포먼스에 더욱 집중한다. 5월3일 방영될 Mnet ‘프로듀스 X 101’ 역시 전작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에는 다시 보이그룹 선발 시즌이다. 시즌2를 통해 막강한 팬덤을 구축했던 워너원을 능가할 뉴 페이스의 등장에 벌써부터 기대와 관심이 모아진다. Mnet 측은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대형 기획사 연습생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통해 팬층을 확보하고 데뷔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며 “덕분에 매 시즌 우수한 지원자가 모인다. 올해도 화제성과 완성도가 뛰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윤용섭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연예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