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방법·습관을 익히니 자신감이 생겨요”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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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08 07:39  |  수정 2019-04-08 09:26  |  발행일 2019-04-08 제15면
대구교육청, 자체 개발 ‘SHiNE+ 프로젝트’로 초등생 기초학력 쑥쑥 <상>

학생들의 학력 미달 문제가 심각하다. 교육부는 그 해결방안으로 ‘모든 학생에 대한 기초학력 평가’를 의무화할 것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교육청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 중인 초등학생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교육청은 2015년부터 ‘대구 SHiNE+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기초학력 안전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SHiNE+ 프로젝트는 지원(Supporting)과 치유(Healing)를 통해 학생(i)을 위한 기초학력시스템을 구축(Networking)하고 다양한 교육 자원을 제공(resource of Education Plus)함으로써 한 아이도 놓치지 않고 다 품는 기초학력 향상 지원 정책이다. 상·하편에 나눠 키워드별 기초학력향상 사례를 싣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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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코칭에 참여중인 대구 시지초등 학생들.

Healing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심어주다

시지초등, 전문강사 활용 개별 학습코칭
자기이해·탐색부터 상담·동기부여 성과


대구 시지초등(교장 이옥희)은 학습에 대한 동기와 의욕이 낮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전문 강사를 활용해 학습코칭을 한다. 학생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공부다. 즉 학습에 대한 동기와 의욕이 필요한 학생들이 바른 학습 습관을 들이고, 학습에 작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점차 즐겁게 자기주도학습을 익히도록 돕는다.

특히 학생이 학습의 중심이 되는 수업이 눈길을 끈다. 학습 동기가 부족하더라도 학생 저마다의 성향과 능력에 맞는 상담과 교육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학생은 학습에 대한 고민과 문제점을 해결하고 학습에 흥미와 재미를 붙이게 된다. 그러면서 공부에 가장 중요한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단계적으로 조금씩 키우게 된다.

학교는 지난해 개별 상담을 통해 학습코칭이 필요한 같은 학년 학생 5명을 선정해 22회기에 걸쳐 학습코칭을 실시했다. 자기이해와 자기탐색을 시작으로 학습동기 향상 프로그램과 협력활동·관계형성활동·자유로운 표현 및 발표활동 등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을 회기마다 90분씩 진행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공부가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을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접했다. 공부가 마냥 따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영이(가명·2학년)는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 안 했다. 하지만 선생님과 차근차근 공부를 하면서 나도 공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공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 학습코칭 강사는 “초기에 짜증과 부정적 태도가 많았던 학생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적극적으로 변하고, 자신을 표현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발견됐다. 특히 자신의 독특한 모습을 인정해주니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대부분이 ‘아주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가장 도움이 된 점으로는 ‘배운 내용이 내 학습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와 ‘자신의 강점을 알고 학습에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를 꼽았다.

이옥희 교장은 “한 학생도 놓치지 않고 다 품기 위해 학습부진학생을 위한 지원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학습코칭은 복합적인 문제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중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중점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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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내당초등 학생들이 집단 상담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Support 맞벌이가정 학생 등 집중 지원

‘두드림학교’ 내당초등 맞춤형 교실 운영
반 집단 상담 및 학부모·지역 연계 효과



2019학년도 두드림학교로 선정된 내당초등(교장 권세황)도 기초 학력 향상에 올인 중이다. 두드림학교는 잠재적 지적능력은 물론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습 동기, 심리·정서적 불안, 돌봄 결여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는 것이다. 특히 학교, 학부모 및 지역사회와 연계해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내당초등에는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이 상대적으로 많다. 학습이나 심리·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적잖다. 학교는 이런 학생들이 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배움care 3.0 프로젝트를 통한 up & down 맞춤형 학력 향상’교실이 대표적이다. 아이의 발달 정도에 따라 사회성과 감정 조절을 위한 또래관계개선, 분노조절, 힐링클래스 등을 진행한다. 또 학교 부적응이 심한 경우, 해당 학년의 정규교육과정에 전문 상담가와 담임교사, 반 전체 학생이 함께하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특히 집단으로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밀접한 관계 맺기를 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형편이 어려워 학교생활에 부적응하게 된 학생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한 학생이 부모의 빚보증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졌다. 너덜너덜한 체육복을 입고 누나가 신던 실내화를 물려받았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이 학생은 ‘자살하겠다’고 장난처럼 선언해 학급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학생은 두드림학교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변했다. 학교 밖 사제동행 프로그램에서 선생님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점차 좋아졌다. 이는 두드림학교를 통한 각종 프로그램은 물론 학교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한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다.

이 학생의 학부모는 “빚더미에 앉은 후 친형제도 우리 가족을 냉대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학교에서 우리 아들을 자식처럼 공부시켜주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해주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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