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재능 싹틔워 살기 좋은 대구 꽃피우다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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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1   |  발행일 2019-04-11 제22면   |  수정 2019-04-11
■ 대구여성가족재단, 풀뿌리 여성조직 ‘풀림’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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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필리핀 이주여성 최보나씨(글로벌teacher봉사단)가 2·28학생기념도서관에서 유아들에게 필리핀문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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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작가회 활동 모습. <대구여성가족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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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愛드림 활동 모습. <대구여성가족재단 제공>

“필리핀 인사말은 ‘꾸무쓰따’입니다. 감사한 일이 있을 때는 ‘살라맛’이라고 해요.”

지난 9일 대구 2·28학생기념도서관 자료실. 이주여성 최보나씨(32)가 필리핀 전통의상 바로사야를 곱게 차려입고 강의를 하고 있었다. 최씨가 한 강의 내용은 필리핀 국기와 지도, 인사말, 전통 의상 등이다. 최씨는 “한국 어린이들에게 필리핀 문화를 알릴 수 있어 좋다. 강의를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는 대구여성가족재단에서 주관하는 ‘2019 대구 풀뿌리 여성조직 풀림’ 사업의 일환이었다. ‘풀림’은 풀잎과 숲을 뜻하는 林(수풀 림)의 합성어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지난달 풀뿌리 여성조직 풀림에 선정된 12개 소모임과 사업 수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 여성의 사회참여 기회 확대 및 행복한 공동체 문화 조성을 위해 올해 4년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6년 6개 단체에서 올해는 12개까지 확대됐다. 선정된 단체의 주제는 다문화, 장애여성, 육아맘, 여성예술가 등 다양하다. 특히 최씨가 속한 다문화 소모임과 장애여성 모임, 육아맘 모임은 성장가능성 및 지역사회 공헌도를 인정받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정됐다.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풀림사업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있다. 대구를 움직이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풀림 동호회를 통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풀림의 말 그대로 풀 포기가 숲을 이룰 때까지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teacher봉사단

‘한국이 제2의 조국’ 이주여성 20여명 7년째 활동
지역사회 모든 연령층에 문화다양성 수준별 강의


필리핀 이주여성 최보나씨가 속한 ‘글로벌teacher봉사단’은 2013년 만들어졌다. 현재 활동인원은 20명 정도로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러시아,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이주해온 여성들이 속해 있다. 이들의 직업 역시 영어강사, 이중언어 강사, 통번역원 등 다양하다. 권하연 글로벌 teacher봉사단 대표는 “지역사회의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고, 다양한 문화인식 제고에 앞장서고자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로 공공도서관, 유치원, 어린이집, 복지관 등에서 문화다양성이해 교육을 주로 하고 있다. 강의를 듣는 연령층이 다양해 수준별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보나씨는 “3~4세를 대상으로 강의할 때는 특히 시각적 자료와 의복 등을 신경쓴다. 중·고등학생의 경우에는 문화다양성과 다문화에 대한 강의를 주로 한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teacher봉사단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공모에도 선정돼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난다. 권 대표는 “10개 지역아동센터에서 600시간의 교육을 하게 됐다. 우리의 활동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뀌었으면 한다. 다문화라는 용어보다 다양한 문화 혹은 문화다양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미작가회

‘캐리커처’로 대중과 소통·장애인 사회참여 유도
회원 조건 ‘봉사정신’…“작품 발표회가 다음 목표”


장애여성 캐리커처 그리기 모임 ‘장미작가회’는 2015년 생겼다. 회원은 총 10명으로 이 중 7명이 장애인이다. 이들의 주요 활동은 캐리커처를 무료로 그려주는 것이다. 박태숙 장미작가회 대표는 “회원과 대중이 캐리커처라는 매개를 통해 소통하고,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장미작가회는 캐리커처 그리기 수업(7회)을 진행하고 시민들에게 캐리커처(3회)를 그려준다. 10명의 회원 중에 미술을 전공한 회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회원도 있다. 이 모임에는 장애인 봉사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회원들이 서로 서로 가르쳐 주기도 한다. 장애인들의 사회참여가 목표인 만큼 장미작가회는 사회와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박 대표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외부로 나갈 수 있는 활동이 힘들었다. 하지만 풀림 참여를 통해 체계적 교육도 가능해졌고, 무엇보다 시민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장미작가회의 다음 목표는 작품 발표회다. 박 대표는 “현장에서 그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린 작품을 예술의 한 장르로 발표하고 싶은 꿈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맘愛드림

‘육아·인성 고민’ 엄마들의 동호회…현재 25명 활동
“모두의 아이를 위해 공부” 소모임·부모교육 강연도


육아에 대한 정보는 쏟아지지만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맘愛드림’ 역시 이런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모여 만든 동호회다. 임윤희 맘愛드림 대표는 “2016년 친한 아기엄마들끼리 육아고민, 인성고민 등을 하다가 만들게 됐다. 현재 인원은 25명 정도로 유아,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맘愛드림의 활동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소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임 대표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가 인성교사가 되는 소모임과 요리아카데미, 인성교육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는 소모임 2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둘째는 부모교육강연회다. 2017년부터 시작한 강연회는 전문 강사를 초빙해 진행하는 행사다. 전문 강사의 강연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육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공연도 진행한다. 임 대표는 “살림만 하는 엄마들이지만 다들 재주가 많아 공연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강연회”고 말했다.

맘愛드림은 육아 고민을 나누기 위한 모임을 넘어 경력단절 여성들의 사회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임 대표는 “회원의 75% 이상이 강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의 아이를 위해서 공부하고 강연할 예정이다. 강사양성과 인성교육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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