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성류굴 내부 종유석·암벽 1200년前 화랑·승려 글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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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형래기자
  •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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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간지·관직명 등 30여개

통일신라·삼국·조선 각석 명문

화랑 수련장소이자 명승지 추정

천연기념물 제155호 울진 성류굴에 새겨진 ‘공랑(共郞)’ 글씨. 이곳을 다녀갔던 화랑 이름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제공)
모래시계 모양으로 표현된 다섯 오(五). (문화재청 제공)
울진군 근남면 성류굴(천연기념물 제155호)에서 1천200여년 전 화랑과 승려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 등 30여 개의 다양한 각석(刻石) 명문이 확인됐다. 명문을 새긴 시기는 통일신라시대는 물론 삼국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있다. 동굴 안에서 명문이 발견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군은 지난 3월21일 성류굴 내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성류굴(주굴 길이 470m)에 들어갔다가 입구에서 230여m 안쪽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지역에서 종유석(석주, 석순)과 암벽 등에 새겨진 명문들을 처음 발견했다. ‘정원 14년(貞元 十四年)’이라고 새겨진 명문 3개를 포함해 구체적인 시기를 알 수 있는 명문 여러 개와 ‘임랑(林郞)’ ‘소(우, 牛)’ 등 명문을 확인했다. 이후 문화재청 등 관계 전문가들이 세 차례 추가 조사를 나가 ‘신유년(辛酉年)’과 ‘경진년(庚辰年)’명 등 간지(干支), 통일신라 시대 관직명인 ‘병부사(兵府史)’, 화랑 이름인 ‘공랑(共郞)’, 승려 이름 ‘범렴(梵廉)’, 조선시대 울진현령 ‘이복연(李復淵)’ 등 30여 개의 명문을 찾았다.

특히 ‘신유년(辛酉年)’ ‘경진년(庚辰年)’과 같은 간지 연대 명문은 국보 제147호 ‘울산 천전리 각석’에 새겨진 ‘을사년(乙巳年, 서기 525년, 신라)’명과 비슷한 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서기 798년에 새긴 ‘정원 14년(貞元 十四年, 원성왕 14년, 통일신라)’ 명과 조선 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명 등도 발견됨에 따라 삼국 시대부터 통일신라, 그 이후 조선시대까지 여러 사람들이 오랜 시간동안 오가며 글자들을 새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자들의 학술적 가치는 정확한 방문 시기와 구체적 방문자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 화랑 이름인 ‘공랑(共郞)’, 승려 이름 ‘범렴(梵廉)’ 등 방문자가 새겨진 것으로 보아 이곳이 화랑들이나 승려 등이 찾아오는 명승지였으며, 수련장소로 활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기 524년 세워진 국보 제242호 ‘울진 봉평리 신라비’의 해서체(楷書體, 자형이 똑바른 한자 서체)와 동일한 서체다. 모래시계 모양의 다섯 오자도 3개나 발견돼 서예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 각석 명문에 대한 실측과 탁본, 기록화 작업 등 전반적인 학술조사와 함께, 동굴 내 다른 각석 명문에 대한 연차별 정밀 학술 조사와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진=원형래기자 hrw7349@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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