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1천년만에 분화징후…화산지진·지각변형 확인”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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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3 07:06  |  수정 2019-04-13 07:06  |  발행일 2019-04-13 제2면
폭발땐 2010년 아이슬란드 1천배
규모·시점 연구 국가적 대응 시급
15일 국회도서관서 관련 토론회

백두산 천지에서 화산지진·지각변형 등 심각한 화산분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백두산 분화 규모·시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범국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다.

12일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 따르면 2002~2005년 백두산 천지 주변에서 화산지진이 3천회 이상 일어났다. 또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심각한 화산분화의 징후가 나타났다.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가 확인된 활화산으로, 946년에 이미 소위 ‘밀레니엄 대분화’가 발생해 83~117㎦의 분출물을 쏟아낸 바 있다. 이는 남한 전체를 1m 이상 두께로 뒤덮을 정도의 많은 양이다.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분화사건에 속한다.

백두산 분화 기록은 939년 이후 세기마다 빠짐 없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기록된 백두산 분화 횟수는 총 31차례에 이른다. 백두산의 마지막 분화 사례는 1925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두산 분화에 대한 기록은 역사 속에도 자세히 나타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숙종 28년인 1702년 6월3일. 하늘과 땅이 갑자기 캄캄해졌는데 연기와 불꽃 같은 것이 일어나는 듯했고, 비릿한 냄새가 방에 꽉 찬 것 같기도 했다’면서 ‘큰 화로에 들어앉은 듯 몹시 무덥고, 흩날리는 재는 마치 눈과 같이 산지사방에 떨어졌는데 그 높이가 한 치가량 됐다’고 기록돼 있다.

백두산의 화산활동은 2006년 이후 잠잠해진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학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윤수 포스텍 교수는 “이 같은 현상도 화산폭발의 전조현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며 “만일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2010년 유럽 주변 항공기 운항 마비사태를 불러온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분화의 1천 배에 달하는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천지에 담긴 20억t에 달하는 물이 쏟아져 반경 수십㎞에 대홍수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백두산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화산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백두산에 접근한 뒤 연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화산 활동을 막을 순 없지만 분화 규모나 시점 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 더불어민주당 심재권·이상민 의원실에서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통일부 후원을 받아 포스텍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 백두산·화산마그마연구그룹이 공동 주관한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백두산 화산활동의 감시·연구 활동 공유와 인도주의적 차원의 해결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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