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하기] 폭발하는 부모, 불안한 자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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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5 07:59  |  수정 2019-04-15 07:59  |  발행일 2019-04-15 제18면
[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하기] 폭발하는 부모, 불안한 자녀를 만든다

어느 부모나 자녀가 말썽을 피우고 짜증을 부리면 부모도 자연스럽게 짜증을 느끼게 된다. 화가 나야 할 상황에 화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화를 내는 수준이 폭발적이고 부모 자신도 감정을 조절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문제가 된다.

폭발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는 자라면서 감정조절에 미숙할 뿐만 아니라,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가진 어른이 될 수 있다. 자녀는 분노 감정을 부모와의 관계에서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감정조절에 미숙하다면, 자녀 또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만 2세가 지나면서 자녀는 자기주장이 생기고, 육아에 지친 부모는 감정 조절에 실패하고 자녀에게 쉽게 욱하게 되는데, 이 상황은 자녀의 전인적 발달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자녀는 부모의 욱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정적 감정은 저렇게 표현해야 하는구나’를 배우게 된다. 자녀는 성장하면서 자기감정을 만들고 소화시킬 능력이 생기기 전까지는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감정 처리를 어떻게 하는지 끊임없이 보고 배운다.

평소에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내가 좀 욱하지만 뒤끝은 없잖아요”라고 말한다. 화를 잘 내는 것도 자기표현을 잘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분노는 상대와의 관계에서 유발되는 감정이다. 그런데 ‘욱’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은 온통 ‘자기 입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늘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것만 우선시하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다.

상담을 오는 자녀들과 얘기를 해보면, “우리 아빠는 아빠 기분만 중요해요. 제 기분은 신경도 안 써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녀들마다 기질이나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평소에 말 잘 듣던 자녀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욱하는 아이로 돌변하기도 한다. 어릴 때는 부모의 분노로 불편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처리할지 몰라서 누르고 있다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폭발하는 부모는 자녀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높이고 불안을 자극한다.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리는 것과 자녀를 또 다른 인격체로 존중해주는 것이다. 강압적인 육아로 키워진 자녀는 평생 감정을 수용 받지 못한 의존 욕구가 남는다. 그래서 누구든 자신을 잘 대해 주지 않거나 이해해 주지 못하면 큰 분노가 생긴다. 또한 감정적으로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 어릴 적에 공감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남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공감할 줄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면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다. 또 허용적인 육아로 키워진 자녀는 자기감정을 견디는 연습을 해 보지 못한다. 그래서 참을성이 부족하다. 결국 너무 눌려 있어도 어느 날 폭발하지만, 너무 허용적인 육아 환경도 늘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채워 주지 않으면, 스스로 감정을 감당해 내지 못하기 때문에 늘 불편하고 욱하는 사람이 된다.

부모가 자신의 짜증과 분노만 잘 조절할 수 있어도 부모-자녀 관계는 한층 좋아질 수 있다. <허그맘 정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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