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스타디움, 애물단지 안되도록 제대로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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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5   |  발행일 2019-04-15 제31면   |  수정 2019-04-15

대구 수성구 대흥동에 있는 종합경기장 대구스타디움의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 경기장은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대구시가 2천836억원을 들여 지었다. 6만6천석 규모의 대형 종합경기장이다.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대구의 스포츠 도시 위상을 높여준 시설물이다. 지난달까지 16년간 프로축구단 대구FC의 홈구장으로 활용돼 2018년 22경기 등 해마다 20경기 이상을 치렀다. 하지만 대구FC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대구시민운동장에 축구 전용경기장을 지어 이전하면서 텅텅 비는 날이 많아지게 됐다. 때문에 매년 50억원 안팎의 경기장 운영비만 드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지난해 대구시는 활용 방안을 찾는 용역을 진행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체육시설 기능은 유지하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방침만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대구시가 직영하든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든 각종 체험시설과 공연장 등 상업시설을 설치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구스타디움은 공원지역이어서 용도변경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곳만 상업시설로 풀어주면 지역 주민들간 형평성 논란도 일 수 있다. 쉽지 않은 일이다.

대구시의 기본 방침은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된다. 그 방침은 스포츠·문화·시민 휴식이 공존하는 ‘다기능·다목적 스포츠 공간’이다. 지난해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공공체육시설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 결과, 인공 암벽장 등 스포츠 놀이시설, 가상현실 게임시설 등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투자비용이 들고, 이용자 확보 등 여러 난제가 얽혀있어 추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체육계에서는 당연히 기존 체육시설을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절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체육시설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시민 애용 콘텐츠를 발굴하고, 수익도 내는 방안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 힘든 일이다. 체육계를 포함해 대구시 각계의 의견을 빨리 수렴해야 한다. 외국의 성공사례를 찾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슷한 상황이 분명 있을 것이다. 대구시로서는 넉넉하지 못한 지방 재정상황상 수익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수익성보다는 시민 편익성과 건강 증진 기여도 위주로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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