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제비꽃] 봄을 알리는 전령사…열독 치료하고 독사에 물렸을 때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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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6 07:51  |  수정 2019-04-16 07:51  |  발행일 2019-04-16 제21면
[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제비꽃] 봄을 알리는 전령사…열독 치료하고 독사에 물렸을 때도 사용

봄을 알리는 전령사 제비꽃. 강남에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쯤 꽃이 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오랑캐꽃, 반지꽃, 앉은뱅이꽃, 외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랑캐꽃이란 이름은 꽃을 뒤에서 보면 그 모양이 오랑캐의 투구를 닮았다 하여 붙었다.

제비꽃은 종자나 포기나누기로 번식하며, 꽃은 4월에서 5월 사이에 보라색 또는 짙은 자색으로 핀다. 전국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제비꽃, 호제비꽃, 서울제비꽃, 남산제비꽃, 태백제비꽃, 금강제비꽃, 화엄제비꽃, 구름제비꽃, 흰털제비꽃, 섬제비꽃 등 그 종류가 50여종에 이른다. 어린 식물체는 나물로 먹을 수 있고, 대한민국약전외한약규격집에 자화지정으로 수록돼 있다.

제비꽃에는 형제의 우애에 대한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중국 마을에 화자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걸인 두 명이 있었다. 구걸을 하다 만난 두 사람은 친해져 의형제까지 맺었다. 어느 날인가 동생의 손톱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고름이 생기는 ‘생인손’을 앓게 됐다. 형제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의원을 찾아 갔으나 치료비가 없어 쫓겨났다.

산길을 걷던 어느 날이었다. 산기슭엔 이름 모를 보라색 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고, 형이 그것을 따서 동생의 아픈 손가락에 발라주었더니 차도를 보였다. 이번엔 약초를 뿌리째 으깨어 매일 발라주었는데, 말끔히 치료됐다. 그 후 두 사람은 걸인 생활을 그만두고 약초를 채취해 생인손을 앓는 사람들을 치료했다. 화자 형제는 약초의 이름을 지었는데, 꽃은 자색이고 줄기는 단단함이 못과 같다고 해서 ‘자화지정’이라 불렀다.

제비꽃의 전초를 한약재로 사용하며, 성질은 차고 맛은 약간 쓰다. 오래 씹으면 점액성이 있으며 자극적이다. 본초학 분류상 청열해독약에 속해 열을 끄고 열독을 치료하며, 피를 서늘하게 하고 종창을 없앤다. 열독으로 인한 정창, 유옹, 장옹, 단독, 창종 등을 치료하고, 독사에 물렸을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단방으로 내복해도 효과가 있고, 바르는 방법으로 외용할 수도 있다.

본초강목에는 모든 종기와 임파선염을 낫게 하고 부스럼과 부기를 동반한 피부질환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다. 연구결과 제비꽃 추출물이 진통효과, 항균작용, 항암, 당뇨예방, 피부 미백과 항산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찬 약이기 때문에 체질이 허하고 몸이 찬 사람은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신준혁<한약진흥재단 전문의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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