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원장의 한의학 레터] 우리아이 스트레스 극복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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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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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탕, 머리 좋게하는 게 아니라 공부에 지친 몸 회복시켜”

“우리 애가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피곤해하고 힘들어하는지 모르겠어요.”

학기 초다 보니 수험생과 많이 상담하게 되는데 이 질문은 학부모에게 가장 많이 듣는 것 중 하나다.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여기에 대한 답을 알 수 있는데 그건 아마 직종의 어려움을 막론하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할 때가 될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하고 싶어서 한다면 그 어떤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본인에겐 가장 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즉 공부를 하면서 힘들지 않고 또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공부를 좋아해서 즐기는 것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강요하면 ‘즐기는 욕구’ 잃어버려
배우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약제, 기력회복에 도움될 수 있지만
효과 큰 치유는 부모의 따뜻한 격려

비슷한 예로 아이와 어른 중에 누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을까 하는 것인데 답은 아이가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또 그만큼 제어받기 때문이다. 그 대신 아이에겐 놀이가 있어서 그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에 감당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제대로 놀지 못한다면 스트레스의 가중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틀어진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어찌 보면 아이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강요 속에서 인간이 가장 즐길 수 있는 강한 욕구 중 하나를 첫 시작부터 잃게 되는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큰 욕구 셋을 든다면 식욕, 성욕, 지식욕이 되는데, 알고 싶고 그래서 알게 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어떨 때는 식욕과 성욕을 초월하기도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제대로 뭔가를 하나 알았을 때는 내가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변할 정도의 성취감을 얻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첫째에게 왜 공부를 해야 되는지를 물으니 아무 감정 없이 좋은 대학에 가서 성공하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다. 혹시 그 이유가 너에게 절실하게 느껴지냐고 재차 질문하니 사실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얼마만큼 현실이 각박한지 느낄 수가 없으며 부모는 절실하게 느낄지언정 아이에겐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공부(工夫)라는 한자어는 연마를 통해 하늘의 이치를 뚫음을 말해. 즉 대학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을 이루는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야. 수학을 공부해보니 어때? 항상 규칙이 있지? 그런 규칙이 있기에 이세상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거든. 공부란 그 비밀을 보는 것이야. 그 비밀을 아는 것을 깨닫는다고 이야기하며 그 성취감은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초월해. 이렇게 많이 깨달은 이를 사람들은 예전부터 ‘현자(賢者)’라고 부르며 존경했지.”

어떻게 하면 그런 즐거움을 얻게 되는지 묻는 아이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시간을 두고 온전히 알아서 자기 것으로 만들면 된다.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선행도 많이 했는데도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능력의 한계인가 하며 머리를 탓하는데,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전제조건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공부란 내가 많이 한 만큼 많은 점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제대로 아는 만큼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억지로 육체를 움직이면 육체가 소모되고 억지로 마음을 움직이면 마음이 소모된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에 기름이 필요하듯이 어떤 것을 소모하는가에 따라 채울 것도 달라진다. 한의학에서는 그에 따라 채울 수 있는 약재가 달라지며 정신을 소모했을 때 채우는 대표적인 약이 ‘총명탕(聰明湯)’이다.

총명탕을 먹는다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나 공부로 지친 머리와 몸의 상태가 많이 회복된다. 필자의 경우 한의대 본과 3학년 때 시간에 쫓겨 하루에 2시간 정도밖에 못자며 몇 달을 보낼 수밖에 없었고, 하긴 해야 되는데 몸은 노곤하고 머리가 멍해 도저히 머리에 공부가 들어오지 않은 상태가 되어 선배를 찾아가서 처방을 받은 적이 있다. 받은 처방으로 직접 약을 지어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먹었는데, 3일 정도 지난 시점에서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되는 놀라운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소모된 마음을 채우는 것에 약도 도움이 되지만 또한 큰 치유의 힘을 가지는 것은 다름 아닌 ‘말’이다. 인간은 자신의 ‘영(靈)’을 말에 담아서 표현할 수 있기에 말은 마음을 움직이며 마음을 채운다. 방향을 잃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 끌려 다니기만 하는 마음 역시 누군가에게 들은 진심어린 말 한마디로 깨닫는다.

스스로 깨우쳐 공부의 즐거움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너무나 어렵다.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잔소리를 하게 되나, 예전 학창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현재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진심어린 관심으로 천천히 대화해 간다면 그 말들은 힘든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공부의 즐거움을 찾는 데 힘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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