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20 총선-TK 격전지 .2] 혼란의 중심지 대구 동구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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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7   |  발행일 2019-04-17 제3면   |  수정 2019-04-17
보수대통합 여부가 최대 변수…野 텃밭사수 예측불허
20190417
내년 4·15 총선 ‘대구 동구을’에서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의 경쟁이 현실화될 경우 ‘금수저 vs 흙수저’ 대결구도가 형성돼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4·3 보궐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유 의원(왼쪽)과 지난달 대구 방촌동에 지역사무소를 개소한 김 의원. <영남일보 DB> 연합뉴스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대구 동구(갑·을)는 TK(대구경북) 지역구 중 가장 혼란스럽고 복잡한 곳으로 통한다. 그만큼 내년 총선 관전 포인트가 많은 곳이다. 특히 보수 정치권이 분열된 동구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에선 정부 부처 또는 청와대 출신 인사를 내보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여야의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다 신구(新舊) 간 대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대결,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결, 고교 동기 간의 자존심 대결까지, 동구는 TK 어느 곳보다 복잡한 경쟁 구도를 갖고 있다. 동구 ‘갑’ ‘을’ 모두 앞으로 1년이 시끄럽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동구 갑’은 한국당 정종섭 의원이, ‘동구 을’은 바른당 유승민 의원이 지역구 의원이다. 유 의원은 바른당 유일의 TK 지역구 의원이다. 갑·을 모두 보수계열 지역구 의원을 두고 있지만, 차기 총선에서도 두 곳 모두 보수계열이 승리를 거둘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동구에 젊은층과 외지인이 많은 혁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새로운 개척지’, 한국당에선 ‘보수 대통합의 가늠지’, 바른당에선 ‘최후의 보루’라는 의미를 갖는다.


동구갑
한국당 정종섭 재선 민심 안갯속
경북고 동기 류성걸과 경쟁 예상
민주 서재헌·바른 강대식 나설듯

동구을
바른당 유승민 출마 여부에 촉각
한국 김규환과 ‘수저 대결’ 관심
민주 이승천·임대윤 경선 재격돌



‘동구 갑’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정 의원이 ‘초선 징크스’를 깨고 금배지를 지킬 수 있느냐 여부다. 정 의원의 재선 가도에 도전장을 내민 인물이 잇따르는 데다, 민심도 안갯속인 상황이다. 정 의원은 지난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 때 당협위원장직에서 배제됐으며, 공석이 된 당협위원장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 이는 류성걸 전 의원이다. 정 의원과 류 전 의원은 경북고 57회 동기로, 둘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과 무소속 후보로 맞붙은 바 있다. 류 전 의원의 한국당 입당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내년 총선에서도 정 의원과 한국당 공천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며, 입당 불허의 경우 류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다.

여당에서는 서재헌 민주당 동구갑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서 위원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 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석패했으며, 중앙당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지역구에서 적극적으로 표밭 다지기를 하고 있다.

바른당에서는 강대식 전 동구청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강 전 구청장의 정치적 고향은 ‘동구 을’로 평가받지만, 같은 당 소속 유 의원의 지역구와 겹치기 때문에 ‘동구 갑’ 출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동구 을’의 관전포인트는 유 의원의 출마와 당선 여부에 있다.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재도전할 것인가는 지역 정치권 최대 관심사다.

‘동구 을’은 유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곳이지만, 그동안 유 의원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많이 변한 탓에 그의 총선 행보는 쉽게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TK 한국당 입장에선 유 의원이 다른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TK 민주당 입장에선 유 의원이 ‘동구 을’에 출마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조금 더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에서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인사들이 유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여당에서는 이승천 민주당 동구을 지역위원장과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의 공천 경쟁이 유력하다. 이 위원장과 임 전 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에 이어 지역위원장 자리를 두고도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야당에서는 한국당 동구을 지역위원장인 김규환 의원(비례대표)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등 한국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방촌동 자신의 사무소에서 개소식을 갖고, ‘동구 을’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학력과 집안 환경 등 모든 면에서 유 의원과 반대 지점에 있는 김 의원이 총선에서 격돌한다면 ‘금수저 vs 흙수저’ 구도가 형성돼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TK 정치권 한 관계자는 “동구의 총선 판세는 ‘보수 대통합’ 성사 여부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이다. 내년 총선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지역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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