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테마거리·청년 창업…“타지역과 차별화로 원도심 살린다”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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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7 07:46  |  수정 2019-04-17 08:39  |  발행일 2019-04-17 제11면
[예천군 도시재생의 미래] 지역민과 함께 노력
20190417

예천의 원도심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새롭게 변신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인 화두가 된 도심 재생·활성화를 통해 그동안 움츠러있던 예천이 경북 북부권 중심도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도시화·도심화가 이뤄진 우리나라는 지난 40여년 동안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그 이면엔 또다른 문제를 잉태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외곽지에 상대적으로 더 나은 주거단지가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사람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원도심은 공동화와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생에 눈을 돌리게 됐다. 특히 예천은 2016년 도청이 옮겨오고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다. 예천군은 원도심을 도시재생사업과 특화사업, 특색있는 명물거리 조성을 통해 전통시장 기능을 재활성화시키고 떠났던 젊은이와 지역 주민이 다시 찾아오는 곳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정부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예천군도 사업선정을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도시재생의 성패는 지속적인 주민 교육과 소규모 재생에 대한 사업화 방안 고려, 하드웨어에 편중된 주민 숙원 사업을 꼽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의 도시재생과는 완전히 다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도심 인구 유출, 경제상황도 심각

경북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이전하면서 예천읍내 원도심 상권과 인구가 빠른 속도로 신도시로 이동해 예천 발전이 한쪽으로만 쏠리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3년여 동안 도청신도시와 예천 원도심은 극과 극의 길을 걸어왔다.

도청 이전 전 2016년 3월말 예천읍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1만7천186명으로 예천군 전체 인구(4만5천124명)의 38%를 차지했다. 도청신도시 호명면은 고작 3천345명으로 7%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현재 예천읍의 인구는 1만5천419명으로 3년전보다 1천767명이 줄었다. 반면 호명면은 1만5천939명으로 1만2천594명이나 늘었다. 현재는 호명면 인구가 예천읍보다 520명 더 많다. 특히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인구를 포함하면 신도시 실거주 인구는 2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청신도시 청년인구 5천여명
상권도 젊은층도 원도심 이탈

郡,도심 활성화 뉴딜사업 추진
벽화거리·간판교체 사업 대신
지역여건 적합한 맞춤형 추진
맛고을거리·남산공원 정비 등
문화·휴식 공존도시로 탈바꿈

용궁·감천면 융복합 산업 육성
농업 자원으로 재생 기반 구축



이 같은 인구흐름에서도 나타났듯 도청신도시 인구는 예천 원도심 등지에서 빠져 나간 사람들이다. 특히 예천읍 원도심에 거주하던 젊은층이 신규 아파트와 신규 학교, 깨끗한 도심 등 상대적으로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신도시로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원도심은 인구 고령화·경기 침체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2016년 3월말 예천읍 30~40대 인구는 3천904명에서 지난달 말 현재 3천348명으로 556명이나 줄었다. 하지만 호명면은 당시 731명이던 청년층 인구가 5천798명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예천읍 원도심은 시간이 갈수록 공동화 현상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가고 있다. 예천지역 상인 A씨는 “오후 7∼8시만 넘으면 사람 구경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읍내 상권은 완전히 죽었다”며 “모두가 도청신도시에만 관심을 갖고 있을 뿐 침체돼 가는 원도심 상권에 대해선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예천읍 중심가가 조성된 지 30~40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건물이 노후화된 것도 문제다. 낡은 건물을 헐고 새로 건립해야 하지만 기존 건물은 일부분 리모델링하거나 간판만 교체할 뿐이다. 아무 변화 없이 그동안 쇠락의 길을 걸어 왔다는 방증이다. 이에 예천군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휴공간을 고쳐 새로운 기능을 채워 넣음으로써 활기차게 만들려는 것. 특히 성공적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모든 군민의 합의 형성과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사업 추진

예천군은 도시재생사업의 주체가 주민이라는 생각은 기존 도시와 같지만 사업들이 천편일률적이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기존 사업 대상지 대부분은 역사문화·문화산업·청년 기반·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예천군은 이미 많은 도시가 추진하고 경험한 이들 주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으로 기존 도시재생 대상지와 차별성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인근 안동과 영주의 도시재생 사례를 보더라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벽화 거리와 간판교체사업이다. 과거 부산의 감천마을 벽화거리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많은 지자체가 천편일률적으로 벽화마을을 조성했다. 간판교체사업도 손쉬우면서도 변화를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보니 너도나도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각 지자체의 도시재생사업은 특색을 잃어버린 말 그대로 하나마나한 사업이 됐다.

예천군은 예천이 농촌지역 중심지라는 점을 감안해 지역 여건에 적합한 복합적 기능 수행을 위한 차별화된 현장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은 기존 정비 방식이 취한 물리적 환경개선 외에 경제·사회·문화적 개선 모두를 이끌어내야 한다. 특히 그 지역이 오랫동안 유지하고 공유해 온 공동체적 요인을 반영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도시를 완성할 수 있다.

예천군은 도농 복합도시에 걸맞은 다양한 원도심 활성화에 집중해 왔다. 예천 맛 고을 문화거리 조성과 한천 고향의 강 사업, 남산공원 정비 등을 통해 문화와 휴식이 공존하는 도시로 탈바꿈 시켰다. 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옛 군청 일대에 곤충 테마거리를 조성하고 상설시장 빈 점포엔 청년 창업을 유도하며 복합 커뮤니티 공간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청년창업지원센터, 소상공인협동조합도 건립한다.

용궁·감천면지역에서도 지역 상황에 맞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 용궁은 회룡포를 중심으로 지역농업 자원 중심으로 농촌 융·복합산업 육성을 통한 재생 기반을 구축하고, 감천은 토마토·사과 등 생산·가공·관광을 결합한 농촌융복합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예천=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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