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미래 이렇게 달라진다] <1> 의성군 안계면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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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9 07:34  |  수정 2019-05-08 10:40  |  발행일 2019-04-19 제6면
3無 농업창업인에 스마트팜 임대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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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 시범마을 사업 현황도.

28년간 지속돼 온 의성군의 인구 감소가 올해 증가세로 돌아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민선 7기 핵심 공약인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이 본격화되면서 청년들이 의성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의성 인구는 1967년 20만4천70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의성 인구가 증가한 해는 1971년(29명 증가), 1972년(1천754명 증가), 1991년(3천872명 증가) 단 3차례뿐이다. 2018년 말 현재 인구는 5만2천944명으로 51년 전과 비교해 74% 줄었다. 이 추세가 그대로 진행되면 의성군이 행정구역에서 사라질 날도 머지 않았다. 경북도는 30년 내 지방소멸 위험성이 가장 높은 의성을 살리기 위해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을 추진 중이다. 사업의 핵심은 의성 안계면에 대도시 수준의 주거·교육·복지·문화 서비스를 집적시켜 아이디어와 열정이 있는 청년을 정착시키는 데 있다. 도는 이를 위해 의성 안계면 일원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국·도비 733억원을 투입, 5대 분야 24개 사업을 추진한다.

◆변화하는 의성

경북도는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에 식품·펫산업과 첨단 농업,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관광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식품 및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해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단기적으론 농업 및 문화예술 창업지원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나간다.

우선 올해 무자본·무연고·무기술 등 ‘3무(無)’ 예비 농업창업인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팜 20개동(동당 2천㎡)을 조성해 임대한다. 또 농업창업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토지·주거를 한 번에 제공하는 농업공동체를 만들어 청년의 귀촌 진입장벽도 대폭 낮추기로 했다. 2022년까지 물류센터·저장창고·가공공장 등을 갖춘 식품산업 클러스터(특화농공단지)를 조성하고, 관광명소가 될 식생활 체험공간과 문화공간도 조성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청년 농업창업인과 예술인을 위한 주거단지 300가구를 건립한다. 2022년까지 청년 임대주택 100가구를 우선 조성하고, 일자리 창출 속도에 맞춰 200가구를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주거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대료를 낮춰 특색있는 테마마을로 디자인해 농촌의 미래 주거모델로 관광자원화도 꾀한다. 올해 입주할 청년을 위해선 상반기 중 안계면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1~2인용 스틸하우스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조각·공예분야 청년을 위해 각종 설비가 갖춰진 공장식 작업창고(높이 8m·면적 1천650㎡)를 만들고, 창업지원시설로 가칭 ‘안계청년허브’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안계면에 준공 예정인 ‘반려동물 문화센터’ 인근에 동물 사료·반려동물 분양업체도 유치하는 등 펫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

청년과 기존 주민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생활 여건 개선도 추진한다. 30분 내에 보건·보육, 60분 내에 창업·문화, 5분 내에 응급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3·6·5 생활 여건’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외래산부인과만 운영하는 안계면 영남제일병원을 분만산부인과로 전환하기 위한 국비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응급의료기관 필수 운영비도 추가 지원한다. 보육 수요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을 신설하고 2020년 만 6~12세 일반 아동에 대한 방과 후 돌봄을 위해 경북형 마을돌봄터도 만든다. 경북도교육청과 협의해 안계초등학교를 ‘경북형 혁신학교’로 지정, 창의놀이터 설치 등 교육시설 개선과 각종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청년들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선 안계면 도시재생을 추진해 야외문화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청년이 주도하는 문화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경북도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5대 분야 24개 사업을 추진한다. 내년엔 스마트팜 조성, 공동작업장(공장식 작업창고) 설치, 빈집·빈점포 리모델링, 중간지원조직 설치 등 8개 사업에 111억원을 투입해 핵심 청년그룹을 유치할 계획이다.

◆젊어지는 의성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 조성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안계면으로 청년 유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북도가 추진 중인 청년유입정책은 청년농업인 월급제 스마트팜 조성사업, 시범마을 일자리사업, 이웃사촌지원센터 운영사업, 서울시 주도로 추진 중인 지역상생 청년일자리사업이 있다. 이를 통해 올해 100여명이 의성 안계면에 정착하고, 내년엔 200~300여명의 서울지역 청년들이 더 이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농업인 월급제 스마트팜 조성사업을 위해 최근 1·2차 공모를 통해 50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이달부터 8월까지 농업교육을 받은 뒤 9월부터 안계면에서 창농과 정착 준비에 들어간다.

다른 도시 청년과 의성주민 1명이 팀을 이뤄 청년 창업을 할 경우 자금을 지원하는 시범마을 일자리사업을 통해 최소 10여명의 안계면 이주가 이뤄진다. 경북도는 12개 팀을 대상으로 지난 16일 심사를 마쳤으며, 19일 최종적으로 4개팀을 선정한다. 팀당 2~4명으로 이뤄져 있어 이들이 가족 단위로 이사를 올 경우 유입인구속도는 더 빨라진다. 현재 안계면에 문을 연 이웃사촌지원센터엔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명이 외지인으로 가족과 함께 이사를 온 사람도 있어 총 이주 인원은 6명이다.

올해 하반기 추진 예정인 지역상생 청년일자리사업으로 대규모 인구 유입이 기대된다. 서울시는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에 거주하며, 도농 창업 또는 일자리를 희망하는 서울시민 300명(창업형 100명·고용형 200명)을 선정한다. 이들은 올 하반기 안계면으로 내려와 현장을 둘러본 뒤 내년 초 이주 여부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 이주를 희망하는 서울시민에 대해선 경북도와 서울시가 정착·창업 자금을 지원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올해부터 시범마을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업의 핵심 목표인 청년 유입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초기 사업뿐만 아니라 추후 새로운 사업도 추가해 의성에서 아이와 청년, 어르신이 조화를 이뤄 살아가는 신개념 스마트 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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