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팍 덕에 동네가 확 살아났어요”…골목상권 ‘핫플레이스’ 만든다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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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9   |  발행일 2019-04-19 제7면   |  수정 2019-04-19
부활의 신호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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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북구청이 대구FC 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일대에 실시하려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 예정인 ‘축구장 가는 길’ 입체도.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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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전경.

“동네가 확 살아났다 아입니꺼. 야구장이 떠나고 한동안 휑~ 했는데, 축구장을 새로 짓고 난 뒤 요즘 고성동은 물론 인근 침산동까지 떠들썩합니더. 땅값도 많이 올랐을 거라예.” 대구 북구 고성동에서 15년째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지난달 새 축구장 오픈 후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변 일대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와 경북을 통틀어 최근 가장 ‘핫 플레이스’를 꼽으라면 단연 DGB대구은행파크다. 옛 대구시민운동장을 허물고 난 자리에 새로 지은 프로축구 시민구단 대구FC 전용구장이다. ‘DGB대구은행파크’라는 구장 명칭은 대구시가 대구은행에 명칭사용권(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을 판매하면서 붙였다. 지역에서 지자체가 기업에 네이밍 라이츠를 판매한 첫 사례다. 시민들은 ‘디팍’ 또는 ‘대팍’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디팍 갈래, 라팍 갈래’를 일상생활에서 재미삼아 얘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9일 개장한 이후 홈경기 연속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시는 DGB대구은행파크 일대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DGB대구은행파크 인근에 있는 진입로, 즉 ‘축구장 가는 길’을 테마거리로 만드는가 하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 이 일대를 대규모 스포츠타운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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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그늘길·플라타너스길
축구장 가는 길에 테마거리
도로 곳곳 공공디자인 가미
스포츠·문화 이색거리 특화

고성동 2·3가 일대 도시재생
대규모 스포츠타운 조성계획
스포츠·휴식 새 도심공원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기대감

◆테마가 있는 ‘축구장 가는 길’

대구시와 북구청은 ‘옥산로 테마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북구청네거리~남침산네거리 910m 구간을 ‘축구장 가는 길’로 조성하는 안이다. 남침산네거리에 위치한 대구도시공사를 끼고 우회전하면 DGB대구은행파크가 나온다. ‘축구장 가는 길’ 사업은 옥산로 남쪽 인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으로 ‘스트리트 퍼니처’, 즉 도로에 공공디자인을 가미하는 새로운 개념의 테마거리를 지향한다.

시와 구청은 이 거리를 이른바 ‘느티그늘 길’로 이름 짓고 베이(Bay)형 인도로 꾸밀 계획이다. 현재 폭 4.5m인 인도를 7m로 넓히고 중간중간에 독특한 디자인의 벤치를 설치해 보행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걷다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가로등엔 대구FC 이미지와 경기 일정 등을 홍보할 수 있는 배너를 설치해 누가 보더라도 축구장 가는 길임을 알 수 있도록 한다. 대구FC의 대표색깔인 하늘색으로 가로등 가운데 포인트를 줄 계획이어서 기대된다. 이곳의 주 가로수가 느티나무여서 느티그늘 길로 명명했다고 한다.

‘축구장 가는 길’은 고성북로 10길에도 조성된다. DGB대구은행파크 바로 옆 풋살경기장과 대구도시공사 사이 길이다. 길이 680m로 ‘플라타너스 길’이란 이름을 붙였다. 플라타너스 사이에 있는 가로등을 활용해 배너걸이를 설치하고 길가 벽면에 가로갤러리를 만들어 스포츠와 문화를 접목한 거리로 조성하는 게 기본 콘셉트다. 대구FC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배너걸이에 선수들의 이미지를 띄우는 포스터를 줄줄이 내걸고 가로갤러리에도 대구FC를 홍보하는 이미지를 붙이는 등 경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는 복안이다. 또 플라타너스 길 입구엔 ‘바닥 조명’을 설치해 축구장 가는 길을 표시하는 로고를 비추고, 대구도시공사 옆에는 대구FC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에 협조를 구해 전주를 없애고 전선을 지하로 매설하는 지중화 사업도 벌여 거리를 한결 깔끔하게 만들 계획이다.

시와 구청은 ‘느티그늘 길’과 ‘플라타너스 길’을 조성하는 데 약 50억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보고 기본 및 실시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을 수행 중이다. 이르면 오는 9월쯤 공사에 들어가 202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고성북로 10길 일대는 예전의 가내수공업 형태의 공장들이 사라지고 빈티지 카페, 선술집 등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축구장 가는 길 조성사업은 고성동 일대 골목상권을 되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타운

시와 구청은 DGB대구은행파크를 중심으로 고성동 2·3가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스포츠타운을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이 일대를 ‘도시재생 뉴딜사업’ 활성화지역으로 지정키로 하고 연구용역을 발주할 방침이다. 이어 내년 초 예정인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도 신청서를 낼 계획이다. 고성동 일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는 총 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국토부 공모에 선정되면 국비 50%(100억원)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시와 구청은 자체 사업인 옥산로 테마거리 조성과는 별도로 북구청네거리~삼성창조캠퍼스 구간에 국·시비를 투입해 DGB대구은행파크와 연계한 도시재생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DGB대구은행파크에 산책로를 조성하고 야외 운동시설을 설치하는 등 스포츠와 휴식이 공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심공원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고성동은 대구시민운동장과 삼성라이온즈 야구장으로 대변되는 지역 스포츠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DGB대구은행파크 개장을 계기로 전통을 되살리고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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