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北-中-러’‘ 美-日’밀착…韓‘사면초가’ 위기 봉착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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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3   |  발행일 2019-04-23 제4면   |  수정 2019-04-23
이번주 외교 각축전 ‘슈퍼위크’ 시작

한반도 주변 4강인 미국·중국·일본·러시아는 물론 북한까지 이번 주 동시다발적으로 외교전을 벌이는 ‘슈퍼 위크’가 시작됐다. 이런 와중에 한국 외교가 실종됐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비핵화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한국이 오히려 ‘사면초가’의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각국 정부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24~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정상회담을 하고 외교 반경을 중국에서 러시아로 확대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직후 곧바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일대일로(一帶一路)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러정상회담을 갖는다. 비슷한 시기 미국 워싱턴DC에서는 1박2일 일정으로 미일정상회담이 열린다.

김정은-푸틴 25일 러서 만날 듯
一帶一路 포럼서 中러정상회담
트럼프-아베 워싱턴회담 예정

4·27판문점 행사‘반쪽’가능성
비핵화 중재자 역할 자임한 韓
北美사이서‘한쪽 선택’요구받아


또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한일 관계와 달리 중일 밀착도 가속화되고 있다. 23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리는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관함식에 일본 함정이 욱일기를 달고 참가한다. 지난해 10월 제주 관함식 당시 욱일기를 떼라는 한국 측 요구에 일본이 끝내 불참한 것과 대조적이다.

관함식은 각국의 최첨단 해군력을 견주는 자리다. 특히 통수권자의 해상 사열은 주최국과 정치적 유대를 확인하는 기회다. 자연히 국가간 친소관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우호적 관계일수록 규모가 크고 최신식 함정을 보낸다.

반면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국내로 복귀한 이후 뚜렷한 대외 스케줄이 없다. 오는 27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개최하지만 북한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미 의회나 전문가들은 한국은 중재자나 촉진자가 아닌 미국의 동맹이라며 미국과의 협력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자력갱생 노선을 다시 꺼내들고 제재 해제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한국 정부의 실천적 행동을 강조하고 나섰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결국 한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북한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나 다름없다”며 “북한에 분명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해야 미국을 설득할 수 있고, 미국에도 설득력 있는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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