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 인공모래섬은 멸종위기종 쇠제비갈매기 천국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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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4 07:16  |  수정 2019-04-24 07:20  |  발행일 2019-04-24 제2면
6년 전 먹이 찾아 내륙 온 바닷새
작년 큰비에 서식 모래섬 잠기자
市, 국내 최초로 인공모래섬 조성
현재 70여마리 둥지 틀고 번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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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인공 모래섬을 찾은 쇠제비갈매기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산란을 준비하고 있다.(안동시 제공)

전국 최초로 조성된 안동 인공 모래섬에 쇠제비갈매기가 몰려들고 있다.

안동시는 지난해 봉화·태백 등 안동호 상류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쇠제비갈매기 서식지인 안동호 내 모래섬인 이른바 ‘쇠제비섬’(길이 100m·너비 20m)이 물에 잠기자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수면 위에 인공 모래섬을 만들었다. 2013년부터 쇠제비섬에 6년 연속 찾아온 멸종위기종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한 대체 서식지다.

조류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조성된 인공 모래섬은 물에 뜨는 구조물 푼툰(가로·세로 50㎝, 배를 묶어 놓기 위해 임시로 가설한 수상 플랫폼)을 연결해 실제 모래섬의 절반 크기인 가로 50m·세로 20m, 1천㎡ 규모의 바지선을 이용해 만들었다. 바지선 위에 배수가 쉽도록 부직포를 깔고 다시 모래 120여t을 얹은 뒤 최대한 기존 모래섬과 비슷하게 만들어 물 속에 있는 예전 쇠제비섬 위치까지 이동시켜 12개 닻으로 고정했다. 새끼 보호를 위해 수리부엉이 등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은신처와 함께 수면에서 새끼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경사면도 만들었다. 인공 모래섬에 대한 과잉반응에 대비해 쇠제비갈매기와 똑같이 생긴 모형(12개)도 설치했다.

이 곳에선 최근 쇠제비갈매기가 몰려들어 짝짓기에 이어 둥지를 틀고 산란을 시작했다. 쇠제비갈매기 개체 수는 70여마리다. 빙어를 잡으려고 자맥질하는 모습과 잡은 먹이로 암컷의 환심을 사려는 수컷의 구애 장면이 CCTV를 통해 목격됐다.

호주에서 1만㎞를 날아와 4∼7월 사이 한국·일본·동남아 등에서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는 2013년부터 내륙 민물호수인 안동댐 모래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내륙지방인 안동호를 찾는 것은 빙어 등 풍부한 먹이가 있고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낙동강 유역에서 안동호 모래섬이 쇠제비갈매기의 유일한 집단 서식지”라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쇠제비갈매기 번식 활동이 끝나는 7월 말까지 인공 모래섬 주변을 낚시금지 구역으로 지정해 지도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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