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남권에 두 개의 관문공항 존립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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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5   |  발행일 2019-04-25 제31면   |  수정 2019-04-25

부산·울산·경남 3개 광역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김해신공항 검증단이 24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주로 검증해온 검증단의 보고결과는 예상대로 ‘김해신공항 불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안전성 미흡, 소음 피해, 확장성 부족 등 김해신공항의 하자와 흠결이 빠짐없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이 김해신공항 검증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부·울·경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향한 행보는 전방위적이고 전략적이다. 지난 18일엔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수도권 공항 전문가를 포함한 313명의 대규모 추진위 구성은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판단된다. 부산지역 여권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후보들에게까지 노골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경제계·언론·시민단체 등 온 지역사회가 가덕도 신공항 당위론을 펼치는 모습도 예사롭지 않다.

현 정부의 잠재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울·경으로선 호재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후보 때 부산 유세에서 “24시간 운항 가능한 관문공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강력한 제동을 걸지 않는 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현실화될 개연성이 높다.

저들이 짜놓은 ‘부·울·경 가덕도 신공항-대구경북 통합공항’이란 프레임 역시 우리에겐 달갑잖다. 부·울·경에서 통합대구공항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것도 그런 연유다. 문제는 인구 1천300만명의 영남권에서 두 개의 관문공항의 존립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부·울·경이 구상하는 가덕도 신공항의 밑그림은 3천500m 활주로 건설, 유럽·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 24시간 운항 가능한 우리나라 제2의 관문공항이다. 군위 또는 의성으로 옮겨가는 군사겸용 공항이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겠나. 접근성 또한 가덕도 신공항이 월등하다. 예타 면제를 받은 남부내륙철도와 부산신항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는 가덕도 신공항을 위한 교통망이나 다름없다.

영남권에 두 개의 관문공항 존립이 불가하다면 대구경북이 통합대구공항만 고집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대구시민 여론조사에선 74.6%가 정부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했다. 하지만 부·울·경은 가덕도 신공항 행보를 멈출 생각이 전혀 없다. 밀양 신공항 재추진 등 대구경북의 전략적 신공항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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